러 '북극 LNG-2' 사업, 美제재에 외국 투자사 참여중단 선언
中·日·佛 기업 4곳 '불가항력' 통보…자금조달 및 구매약정 파기
러 최대 LNG기업 노바텍 자금줄 말라…시설 가동해도 현물 거래만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러시아의 대규모 에너지 개발사업인 '북극(ARCTIC) LNG-2' 프로젝트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미국의 대러 제재로 좌초 위기에 놓이자 지분을 갖고 있던 외국 투자사들이 일제히 사업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고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러시아 정부 소식통은 코메르산트에 최근 중국기업 2곳과 프랑스기업 1곳, 일본 컨소시엄 1곳 등 총 4개 외국 투자사가 북극 LNG-2 프로젝트 주관사인 노바텍에 '불가항력'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불가항력 선언은 기업 간 거래에서 천재지변과 같이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채무불이행 면책을 주장하는 조치다. △중국 해양석유총공사(CNOOC)와 천연가스공사(CNPC)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에너지 △일본 에너지·금속광물자원기구(JOGMEC)와 미쓰이물산이 합작한 컨소시엄 등이 자금조달 및 구매약정에 대한 권한과 의무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4개 투자사는 러시아 최대 LNG 생산기업인 노바텍(60%)과 더불어 각각 10%씩 북극 LNG-2 프로젝트에 대한 지분을 갖고 있었다. 노바텍은 초기 사업비 약 210억달러(약 27조원)를 투입해 북극해와 접한 무르만스크 등지에서 생산시설 3곳을 건설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내년부터 연간 1980만톤의 LNG를 생산한다는 계획이었지만, 투자사들이 모두 발을 빼면서 자금줄이 마르게 됐다.
앞서 지난달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에너지·금속·군사 부문 개인 및 기관 130곳을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 여기엔 북극 LNG-2 프로젝트도 이름을 올렸다. 미국의 제재 이후 프로젝트 측은 LNG 운반선 확보 등에 난항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자국 기업의 피해를 고려해 미국을 상대로 제재 면제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코메르산트는 외국 투자사의 약정 중단으로 인해 북극 LNG-2 프로젝트의 장기 공급 계약과 자금 조달 계획에 큰 차질이 생겼다면서, 내년 2분기 시설 가동이 시작되더라도 한동안 현물 시장에서만 LNG를 판매해야 한다고 짚었다.
seongs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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