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디지털법 시행 임박…'사용자 추천 기능' 수정하는 테크기업
틱톡에 이어 인스타·페북도 '시간순' 열람 가능
가짜 뉴스·혐오 발언 유통하면 연매출 6% 벌금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유럽연합(EU) 디지털법 시행이 임박한 가운데 역내에서 소셜미디어 사업을 벌이는 글로벌 거대기술(빅테크) 기업들이 일제히 사용자 추천 기능을 수정하고 있다. 콘텐츠가 관련 기능을 통해 확산될 경우 플랫폼 사업자가 법적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버지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간)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소유한 메타는 유럽 사용자를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사용자 추천 기능을 거부하는 옵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유럽 사용자들은 인스타그램·페이스북 화면에서 자신이 팔로우하는 사람들의 게시물은 물론 스토리와 릴스까지도 시간 순서대로 볼 수 있게 된다.
메타는 이전 활동 기록을 토대로 맞춤형 정보를 제공해 왔지만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이란 비판에 직면하자 지난해 3월 각종 게시물을 시간순으로 열람하는 옵션을 도입한 바 있다. 닉 클레그 메타 글로벌 담당 사장은 EU의 디지털 서비스법(DSA)에 대비하기 위해 이러한 조치를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DSA는 오는 25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플랫폼 사업자에 디지털 콘텐츠 단속 의무를 부과해 허위 정보와 혐오 발언으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위해 플랫폼 사업자들은 사용자 추천 기능이 올바른 프로세스를 갖추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위반 시에는 연간 매출의 최대 6%가 벌금으로 부과된다.
DSA는 행정부 격인 EU 집행위원회가 2020년 12월 처음 제안했다. 지난해 4월 유럽의회와 이사회가 법안 내용을 채택했고 같은해 7월 유럽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법제정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올해 4월 EU는 역내 월간 사용자수가 4500만명 이상인 플랫폼으로 규제 대상을 좁혔다. 여기에는 구부하는 옵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유럽 사용자들글, 아마존, 애플을 비롯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 트위터 유튜브, 스냅챗, 위키피디아 등 19개 플랫폼이 포함됐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각 기업이 시스템을 조정할 시간이 충분히 주어진 만큼 앞으로 DSA 위반 사항을 철저히 조사하고 제재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유럽 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EU의 새로운 규제에 발맞춰 적극적으로 시스템을 개선했다. 틱톡은 지난 4일 유럽에서 사용자 맞춤 기능을 '비활성화'해 관심사 기반 콘텐츠 대신 '거주지 및 전 세계 인기 동영상'이 라이브 피드에 나올 수 있게 했다.
이 외에도 10대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메신저앱 스냅챗은 EU와 영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광고를 중단했으며 사용자 참여형 백과사전을 운영하는 위키피디아는 최근 서비스 약관을 수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EU 입법에 협조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6월 유럽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잘란도는 EU 집행위를 상대로 자사의 DSA 지정 취소 소송을 룩셈부르크 소재 EU 일반법원에 처음으로 제기했다. 이를 계기로 미국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도 지난달 소송전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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