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침공으로 팔다리 잃은 우크라이나인 5만 명 육박…1차대전 수준

전쟁 진행 중…환자 등록까지 걸리는 시간 고려하면 실제 피해자 더 많다
"러시아가 군과 민간인 상대로 어떻게 전쟁을 치르는지 방증한다" -WSJ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의 한 병원에서 직원이 의족 제작을 위해 국경수비대의 다리를 살펴 보고 있다. 2023.03.09/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러시아가 무력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최대 5만여 명의 우크라이나인이 팔과 다리를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의료계 및 자선 단체의 집계에 따르면 러시아의 공격으로 팔이나 나리를 하나 이상 잃은 우크라이나인은 최소 2만 명에서 5만 명으로 추산된다.

신체 절단 환자를 지원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당국과 협력 중인 독일 의수·의족 업체 오토복도 피해자 규모를 5만여 명으로 추정한다.

이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수족을 잃은 독일인과 영국인의 수에 필적하는 수치다. 당시 독일인 약 6만7000명, 영국인 약 4만1000명이 신체가 절단되는 피해를 봤다.

지난 2003년 이라크전쟁 당시에는 미군 약 2000명이 같은 일을 겪었다.

의료 처치 후 환자 등록까지 시간이 걸리는 현장의 사정을 고려하면 실제로 팔다리를 잃은 우크라이나인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정확한 사상자 규모에 대해 공개하지 않고 있다. 국민들의 사기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서다.

의료비용을 모금하는 시민단체 HOUP(Health Of the Ukrainian People)에 따르면 전쟁으로 심각한 부상당한 이들의 수는 약 2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중 약 10%는 신체 절단 수술이 필요한 것으로 파악됐다.

곳곳에 깔린 지뢰와 포탄, 군 시설뿐만 아니라 민간 인프라를 부수는 미사일 및 무인기가 이들의 사지를 앗아갔다.

WSJ는 부상자 및 신체 절단 피해자의 수치가 "러시아가 군인과 민간인을 상대로 어떻게 전쟁을 치르고 있는지 방증한다"고 논평했다.

남동부 자포리자 최전선에서 총격에 왼쪽 다리를 잃은 열아홉의 한 여성 군인은 "내 손으로 뼈를 잡고 있었다. 내 인생이 다시는 (예전) 같지 않을 거라고 깨달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realkw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