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One] START, 스위스 중학생들 직업의 세계를 경험하다

프리부르 주 정부 주최 직업 박람회

스타트 ! 프리부르주(州) 청소년을 위한 직업박람회 ⓒ 신정숙 통신원

(그뤼에르=뉴스1) 신정숙 통신원 = 올해 중학교 1학년인 아미타는 주 정부에서 주최하는 직업박람회를 학교에서 단체로 다녀왔다. 소개되는 직업의 종류가 200여 개가 넘어 미리 학교에서 나눠준 안내 지도를 보고 자신이 보고 싶거나 궁금해하는 직업군의 위치와 부스 번호를 적어 놓았다. 가장 관심이 있는 분야는 제빵사나 파티셰다. 보기만 해도 군침이 넘어가는 달콤한 케이크와 고소한 빵을 만드는 그들의 삶이 아이들에겐 꿈의 직업인가 보다. 반 아이들 대부분이 골랐다고 하니 말이다.

올해 10번째 열리는 프리부르 직업 박람회. 일주일 동안 주중에는 학교에서 단체로 방문을 오고, 주말에 부모들이 관람할 수 있다. 90개 이상의 직업 전문 협회, 대학 및 대학교가 참가하여 200개 이상의 직업이 6가지 활동 영역으로 나뉘어 소개된다. 6개의 활동 영역은 자연 및 건설 ; 호텔, 레스토랑 및 음식 ; 산업, 예술 및 기술 ; 상업, 행정 및 운송 ; 건강, 사회 사업, 미학 및 종교 직업 ; 교육 및 대학이다.

박람회는 2년마다 개최되며, 다른 주와 협력하여 모든 청소년이 중학교 재학 중에 적어도 한 번은 박람회를 방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해당 주의 중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필히 참석해야 한다.

이 박람회는 참가업체를 통해 학생들과 기업이 상호 교류를 하고 이를 통해 향후 진로를 정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하는 데 있다. 일주일 동안 100개 이상의 이벤트 (시연, 콘퍼런스, 전시, 워크숍 등)가 열려 참가자들이 구체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박람회 외에도 금요일 오후 4시 이후에는 잡데이팅 (Job Dating) 행사가 있어 학생들은 견습생을 찾는 회사를 만날 기회를 가질 수 있는데 이때 관심 있는 직업에 대해 구체적인 질문도 할 수 있고, 회사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알아볼 수 있고, 잠재적인 미래 고용주를 알 기회가 될 수 있다.

프리부르 직업박람회 현장 ⓒ 신정숙 통신원

부모의 직업을 보고 따라서 자연스럽게 직업을 택하는 경우, 예를 들면, 스위스 농가는 대체로 가족 단위로 운영되는데 어렸을 때부터 농부인 아버지의 트랙터를 타고 풀을 깎으러 다녔던 소년 가엘(14)은 한 번도 다른 직업을 생각해 보지 않았고, 중학교를 졸업하면 바로 아버지와 함께 일을 시작한다. 공부보다는 밖에서 활동하는 걸 선호했던 껑땅(27)은 페인트 기술을 배우고 국가기술자격증을 획득한 후 관련 직업을 2년간 다시 공부해 자격증을 추가했다. 그리고 연이어 2년간 작업현장 감독이 되기 위한 과정을 마쳤고, 지금은 향후 2년간 관련업종 업체를 운영할 수 있는 사업자 과정을 밟고 있다. 처음 직업학교를 선택할 땐 활동적인 직업을 선호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도 변하고 거기에 맞춰 학업을 이어갔다. 그는 마지막 과정이 끝나면 더 이상 밖에서 일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프리부르 직업박람회 참가 디자인 고등학교 소개 인쇄물 ⓒ 신정숙 통신원

박람회를 다녀온 아미타는 쿠키도 만들어보고 달콤한 초콜릿도 먹고 왔다. 그 외에도 관심있는 분야에서 직접 체험했지만 가장 관심이 있는 디자인 학교 관련 정보 팸플릿을 잔뜩 들고 돌아왔다. 이 학교는 일 년에 한 번 학교를 개방해 관심 있는 학생들이 직접 학교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하는데 그때 가고 싶다고 한다.

스위스의 중등 과정은 어떤 직업을 갖느냐에 따라 학교에서 배우는 과정도 다르다. 3년의 과정을 마치면 아이들은 각자가 하고자 하는 직업에 맞춰 다음 고등 과정을 선택해야 한다. 방대하고 다양한 직업의 세계를 이제 막 10대에 들어선 아이들이 알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에 스위스 프리부르주에서는 초등학교 5, 6학년에는 부모님 일터 체험, 중학교1, 2학년은 직업박람회 참관, 그리고 중학교 3년간 직접 전문직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초대해서 사흘 동안 소정의 참가비를 내고 다양한 직업의 세계 체험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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