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제민간항공기구 이사회서 '퇴출'…우크라 침공 여파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러시아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이사국 연임에 실패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ICAO 총회 투표에서 이사회 잔류를 위해 필요한 최소 86표를 채우지 못하고 80표를 받는 데 그쳤다.

러시아의 이 같은 ICAO 퇴출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러시아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서방 국가들의 기류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가 결과에 이의제기를 했고 재검토가 이뤄졌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러시아 대표는 "투표 결과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싶다"며 "우리는 이것을 순전히 정치적인 단계로 보고 있으며 민간 항공 분야에서 러시아의 입장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ICAO는 유엔 산하의 전문기구로 국제민간항공의 발전을 위해 1947년 설립돼 현재 193개국 활동 중이다.

3년마다 개최되는 총회에서 회원국의 투표로 선출된 36개국이 ICAO 이사회에 참가한다. 이사회는 국제표준 채택, 국가 간 항공 분쟁 중재 등 민간항공 분야의 입법, 사법, 행정을 아우르는 최고 의사결정 기관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 등 국제사회 제재에 맞서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을 포함해 36개 국가 항공사에 대해 자국 영공을 폐쇄했다.

러시아는 서방으로부터 수백 대의 항공기를 불법 몰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캐나다와 EU 국가들은 이번 투표에 앞서 러시아의 이사국 연임에 반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마르 알가브라 캐나다 교통장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ICAO 총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 열렸으며, 한국은 이사국 8연임에 도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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