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침공 6개월과 겹치는 독립기념일…우크라, 긴장 고조 속 행사 금지
젤렌스키 "러, 더러운 짓 할 수 있어"…생화학전·원전 공격 가능성 제기
-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오는 24일은 우크라이나가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지 31년째 되는 독립기념일이지만,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공격 위협으로 인해 공개 축하 행사를 금지했다고 2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공교롭게도 올해 독립기념일은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6개월째를 맞는 날이기도 하다. 이를 맞아 러시아의 생화학 무기 사용이나 원전 공격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더러운 공격'을 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러시아의 로켓 공격 가능성으로 이날부터 오는 25일까지 독립기념일 관련 공개 행사를 일체 금지했다.
각 지방정부에서도 긴장 고조 속 단속에 나섰다.
동부 돈바스 위에 위치해 최근 들어 장거리 포격과 로켓포 공격을 자주 받는 제2 도시 하리키우의 이호르 테레호프 시장은 오후 4시부터 오전 7시까지 이어지는 현행 통행금지를 23일부터 25일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앞서 동명의 주(州) 하리키우의 올레 시네후브 주지사도 전날 텔레그램을 통해 주 전체에 유효한 오후 10시~오전 6시 통금을 24일에는 하루 종일 발령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탈리 김 미콜라이우 주지사는 23일과 24일 주민들이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특히 미콜라이우 항에 사람들이 대규모로 모여선 안 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처럼 긴장이 고조되는 건 공교롭게도 오는 24일이 올해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이 6개월째를 맞는 날이기 때문이다.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은 개전일부터 지난 21일까지 주로 포격과 로켓,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민간인 5587명이 사망하고 7890명이 부상했다고 이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군 당국에 따르면 우크라군 병사들은 약 9000명이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침공 6개월'을 앞두고 러시아는 원전 주변에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유럽 최대 규모 원전인 자포리자 원자력 발전소는 현재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데, 인근에서 포와 미사일 및 무인기 공격이 이어지면서 그 배후를 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공방을 벌이고 있다.
또한 러시아는 지난달 31일 러시아군 병사들이 식중독 증세를 보인 것 관련, 우크라이나군이 생화학 무기를 사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를 부인하고, 러시아가 생화학 공격을 하려고 빌미를 만드는 것이란 취지로 우려하고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20일 밤 대국민 화상 연설에서 "이번 주 우리 모두는 러시아가 뭔가 더러운 짓, 특히 악독한 짓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자각하고 바짝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소련 통치로부터의 독립을 1991년 1월 22일 인정받은 뒤, 그해 8월 24일 정식 선언, 같은 해 12월 1일 국민투표로 확정했다.
또한 러시아는 올해 2월 24일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는 '특별군사작전'을 개시, 오는 24일 정확히 전쟁 6개월차를 맞는다.
현재 전쟁은 장기소모전으로 치닫고 있다. 러시아는 키이우를 단번에 점령하고 젤렌스키 정부를 전복시키겠다는 초기 목표가 실패로 돌아간 뒤, 3월 말 천명한 동부 돈바스라도 '해방'시키겠다는 두 번째 목표를 내걸었지만, 이마저도 달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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