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그레이하운드 경주' 금지 추진…동물 학대 논란에

20개월간 단계적으로 금지…업계 "동물복지 위해 노력했다" 반발
2023년~2024년에만 13마리 죽어…"부상률 아직 너무 높다"

2017년 3월 18일 영국 런던 윔블던 스타디움에서 열린 그레이하운드 경주 모습. 2017.03.18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뉴질랜드 정부가 동물 학대 논란이 불거진 '그레이하운드 경주'를 금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레이하운드는 세계에서 제일 빠른 개 품종으로 경주 시합에서 쓰인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경마부 장관은 성명을 통해 "죽는 개는 줄어들었고 부상률은 약간 감소했지만 아직 받아들일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수준에 정체돼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동물권 단체인 '세이프'에 따르면, 2023년~2024년 경주 시즌에서는 13마리의 그레이하운드가 죽었다.

피터스 장관은 이에 따라 그레이하운드 경주가 20개월에 걸쳐 단계적으로 폐지될 것이며, 경주견 약 2900마리의 새 보금자리를 찾는 것을 도울 자문위원회를 설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질랜드 정부는 이날 야당 노동당의 지원을 받아 경주견의 불필요한 살생을 막기 위한 법안을 제안했다. 피터스 장관은 내년 추가 입법을 통해 기존 법을 바꾸고 그레이하운드 경주를 금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는 반발하고 있다. 그레이하운드 레이싱 뉴질랜드 조합의 션 해난 회장은 정부가 동물 복지 등 우려 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업계가 기울여온 노력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실망감을 표하고 이번 결정이 업계에 "치명적인 타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우리는 더 이상 뉴질랜드에서 볼 수 없는 품종이 될 수도 있는 그레이하운드 산업의 미래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레이하운드 경주는 13억 뉴질랜드 달러(약 1조 1000억 원) 규모인 경마 산업의 8.5%를 차지하고 있으며 1000개가 조금 넘는 정규직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뉴질랜드 외에 상업 그레이하운드 경주를 허용하고 있는 국가로는 미국, 아일랜드, 호주, 영국이 있다. 뉴질랜드에서는 19세기부터 그레이하운드 경주가 이어져 왔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