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80㎞로 고속도로 달리던 여성 경악…독사가 다리 타고 스르륵

독성 네 번째로 강하지만 물리진 않아…"발견하면 접근하지 말아야"

운전중이던 호주 여성 차량에서 발견된 호랑이뱀. (사진은 9뉴스 유튜브 영상 갈무리)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호주에서 한 여성이 운전 중 독사가 다리를 기어 올라와 큰 사고가 날 뻔한 상황이 발생했다.

CNN 방송에 따르면, 호주 빅토리아 경찰은 성명을 통해 지난달 30일 멜버른 교외의 모내시 고속도로 옆에서 맨발의 여성이 지나가는 차량을 세우라는 신호를 보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고 밝혔다.

이 여성은 경찰관에게 시속 80㎞로 운전하다가 발에 뭔가 느껴져 쳐다보니 세계에서 가장 독성이 강한 뱀 중 하나인 호랑이뱀(호피무늬뱀)이 그의 다리를 기어오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놀랍게도 그는 뱀을 떼어내고 교통 체증을 뚫고 차를 세운 뒤 뛰어내려 안전해질 수 있었다"며 여성이 "충격을 받은 모습"이라고 전했다. 여성은 구급대원에게 뱀에게 물리지 않았는지 검사를 받았으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현장에 출동해 뱀을 포획하고 다른 곳에 옮겨놓은 멜버른의 뱀 사냥꾼인 팀 난닝가는 뱀을 꺼내는 모습을 보자 지나가는 차들이 당황한 것처럼 보였다며 일부 운전자들이 이 광경을 영상으로 찍었다고 전했다.

빅토리아주 경찰은 호피무늬뱀이 세계에서 독성이 네 번째로 강하다고 설명했다. 이 뱀에 물리면 통증, 따끔거리, 마비, 발한 등의 증세가 나타나고 호흡곤란과 마비 증상이 빠르게 동반되어 발생한다. 치료를 받지 못하면 40%~60% 확률로 사망하게 된다.

난닝가는 CNN 계열사인 현지 9뉴스에 "여성이 도로에서 벗어나고 안전하게 차를 세운 게 기적이다"라며 "보통 뱀이 차에 있을 때는 숨기 좋은 작은 구멍에 며칠간 있으면서 나오지 않는데, 다행히 이번에는 뱀이 차 뒤쪽으로 움직였다"고 말했다.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독성이 강한 뱀과 거미 등 다양한 위험 생물이 서식한다. 지난 10월에는 뉴사우스웨일스주 스노위마운틴에서 혼자 등산하던 사람이 뱀에게 물려 2주간 실종 상태였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멜버른의 열대성 기후로 인해 뱀이 개울이나 강바닥에서 기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난닝가는 뱀을 발견하면 접근하지 말고 전문가를 불러야 한다며 "뱀은 당신을 쫓아오지 않고 당신을 해치려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