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국경서 군부·무장세력 이틀째 포성…태국군 경계태세 돌입

미얀마 무장단체, 군부기지 점령…격렬한 교전에 태국 입국 러시
피란민 허용한 태국, 반군엔 '신중'…출입국 관리인력 보강 착수

2021년 8월 미얀마 양곤에서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는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군인들이 이를 진압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1.08.15.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태국과 접한 미얀마 국경에서 군부와 무장세력 간 무력 충돌로 이틀째 포성이 울리자 태국군이 즉각 경계 태세에 돌입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태국군은 장갑차를 동원해 서부 국경도시 매솟 일대를 순찰했다. 매솟과 미얀마 카렌주(州) 국경도시 미야와디를 연결하는 다리에도 태국 군인들이 집중 배치됐다. 매솟 주민은 AFP에 전날 밤 태국 군용차량 8대가 국경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3년 전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미얀마 군부는 현지 무장세력과의 전투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앞서 카렌민족연합(KNU)은 지난 6일 미야와디에서 서쪽으로 10㎞ 떨어진 군부 군사기지를 점령해 약 600명 이상의 미얀마 군과 경찰이 투항했다고 밝혔다. 전날 KNU는 미야와디 인근에서 교전이 재개됐다고 했다.

양측의 교전이 격화되자 국경지역 주민들은 태국 피란길에 올랐다. 익명을 요구한 주민은 이날 AFP에 "어젯 밤부터 교전이 있었다"며 "포격 소리가 울리고 폭발음이 울렸으며 하늘 위론 비행기가 날아다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머니와 다른 형제자매들은 오늘 아침 매솟으로 피신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태국으로 넘어간 미얀마 주민들은 최근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 태국 이민국 관계자는 이날 AFP에 미야와디에서 매솟으로 건너온 주민은 하루 평균 1900명이었는데, 며칠 새 4000명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태국 국경당국은 앞으로 입국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 출입국 관리 인력을 보강한다는 방침이다.

민간인 피란민들의 임시 입국을 허용한 태국 정부는 무장세력에 쫓겨난 군부에게도 피난처를 제공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부처 간 협의에 들어갔다. 전날 태국 외무장관은 태국이 피란민 10만명을 수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양국 국경 길이는 2400㎞에 달한다. 시민단체 카렌평화지원 네트워크에 따르면 최근 군부와 무장세력 간 전투로 미얀마 전역의 주민 약 2000명이 피란민으로 전락했다.

미얀마 군부는 아웅산 수지 고문이 이끈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으로 끝난 2020년 총선을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2021년 2월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후 군부는 수지 고문을 구금 및 가택연금한 뒤 반대 세력을 유혈 진압하고 현재까지 시민 무장세력과 사실상 내전을 벌이고 있지만, 최근 각종 전투에서 퇴각하며 병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