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집권' 미얀마, 아세안 의장국 순번서 배제…필리핀이 바통 받아

미얀마 내 폭력중단 등 5개 합의사항 진전 평가 후 결정돼

미얀마 군사정권 지도자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유진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오는 2026년 열리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정상회의 의장국은 미얀마가 아닌 필리핀이 맡게 됐다.

5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를 방문한 자리에서 아세안 지도자들에게 "2026년 아세안 의장직을 맡을 준비가 됐다는 것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다만 마르코스 대통령은 2026년 의장국이 됐어야 할 미얀마 대신에 왜 필리핀이 의장국이 됐는지 그 사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아세안은 회원국명의 알파벳 순서에 따라 돌아가면서 의장국을 맡는다. 순번에서 미얀마가 배제된 배경과 관련해 2명의 동남아 외교관은 로이터에 "외부 파트너들이 미얀마로 모여드는 것을 막기 위해 정상들이 합의된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교관은 "(미얀마의 배제는) 이미 결정된 일"이라며 "이의제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아세안은 필리핀에 서한을 보내 2026년 의장직을 수행할 의사가 있는지 물었고, 필리핀은 이를 수락했다.

아세안은 2021년 4월 특별정상회의에서 미얀마 군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불러 대화한 뒤 미얀마 내 폭력 중단 등 5개 항에 합의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외교관은 "미얀마 군사정권이 대부분 무시해 온 이 5개 항에 대한 정상들의 진전 상황 평가 이후 이 같은 변화에 합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아세안 정상회의 의장국은 내년에 라오스가, 2025년에는 말레이시아가 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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