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자석도 탈중국…기업들 앞다퉈 베트남에 공장 세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9일 오후 전기차용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공급하는 소재 전문기업인 대구시 성림첨단산업을 방문,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1.4.19/뉴스1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9일 오후 전기차용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공급하는 소재 전문기업인 대구시 성림첨단산업을 방문,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1.4.19/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중국에서 벗어나 공급망을 다양화하고 미중 갈등의 영향을 되도록 받지 않기 위해 애플 공급업체를 포함한 한국과 중국의 희토류 자석 회사들이 베트남에 공장을 개설할 예정이다.

2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관련 문서를 보거나 이 계획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한국SGI와 중국의 바오터우인스트마그네틱(INST)이 조립 라인을 이동시킴으로써 전자나 자동차 분야처럼 탈중국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자석과 그의 원료로 쓰이는 희토류 금속 생산에 매우 강한 나라다. 자석은 전기 자동차, 풍력 터빈, 무기, 스마트폰과 같은 제품의 제조에 필요한 핵심 물질이다. 하지만 그간 선두인 중국에 도전장을 내미는 나라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웃한 베트남은 가공 산업 신생 주자일 뿐만 아니라 중국 다음으로 많은 희토류 매장량을 개발하지 않아 훨씬 더 큰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말했다.

예를 들어, SGI의 베트남 공장은 전기 자동차(EV) 200만 대에 쓸 수 있는 고급 네오디뮴(NdFeB) 자석을 2025년까지 연간 5000톤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 SGI는 베트남 전기차업체 빈패스트와 한국 현대자동차에 자석을 공급한다.

자석 제조업체들은 또한 노동 비용이 낮고 여러 자유 무역 협정에 의해 제공되는 시장 접근성 때문에 베트남에 끌리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의 관계가 악화됨에 따라 중국 공급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끊어야 하는 것도 절실한 이유다.

베트남에 기반을 둔 한 산업 컨설턴트는 중국 말고 희토류 채굴에서 하류 생산에 이르기까지 자석 공급망의 모든 단계를 갖춘 나라는 베트남뿐이라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서스캐처원에서 발굴돼 가공 대기 중인 희토류 원석.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하지만 베트남의 갈길은 아직 멀다고 전문가들은 본다. 미국 에너지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자석의 92%를 생산하는 반면 베트남은 1%만을 생산하고 있다. 게다가, 일부 중국 공장은 SGI의 프로젝트(공장)보다 10배 더 많은 자석을 생산할 수 있으며, 채굴과 광물 처리과정 역시 중국이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높아지는 중국 리스크에 기업들은 탈중국을 가속화하고 있다. SGI는 "희토류 관련 원자재와 기술에 대한 중국의 통제 정책이 강화되면서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SGI는 2024년부터 생산을 시작하는 베트남 새 공장에 8000만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기업들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의 INST도 6월 현지 승인을 얻은 후 빠르면 다음 달에 베트남 북부의 임대 공장에서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 소식통은 "INST는 2021년 애플의 공급업체 목록에 추가됐다"며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고객사들이 중국에서 벗어나 다각화를 요구하는 데 따라 베트남 진출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ky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