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숨진 성폭행 피해자는 12살…사망 당시 임신중"
콜카타, 뉴델리 등서 정부 미흡 대응 항의시위
- 정이나 기자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 AFP=뉴스1
</figure>인도에서 두 차례나 집단 성폭행을 당하고 용의자들이 지른 불에 숨진 소녀가 사망 당시 임신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경찰은 2일(현지시간) 피해자 부검 결과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며 태아의 친부가 용의자 가운데 한 명인지를 규명하기 위해 DNA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또 피해소녀의 나이가 16살이 아닌 12살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서벵골주 콜카타에서 북쪽으로 25km 떨어진 마디야그람 마을에 살던 피해자는 지난해 10월 26일 자택 인근에서 6명의 남성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다. 이어 다음날 경찰에 신고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또 다시 성폭행을 당했다.
피해자 가족은 사건 이후 다른 곳으로 이사를 했지만 구랍 23일 누군가 새로 이사한 집에 혼자 있던 소녀의 몸에 불을 지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곧장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약 일주일 후인 지난달 31일 끝내 숨지고 말았다.
방화가 일어난 뒤 일부 현지 언론들은 피해자가 자살을 시도한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죽기 직전 피해자가 "용의자들과 잘 아는 2명이 불을 질렀다"고 수사관들에게 말한 사실이 알려졌다.
경찰도 2일 피해자가 입은 3도 화상이 자살 시도에 따른 결과는 아니라고 발표했다.
피해자의 나이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어리다는 주장도 나왔다.
현지 힌두스탄타임스는 피해자의 학교 기록을 인용해 당초 16세라고 알려진 것과 달리 12세라고 보도했지만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콜카타와 뉴델리에서는 지난 1일부터 수천 명의 시위대가 사건 발생 이후 경찰과 정부의 미흡한 대응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시위대는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관련 용의자들을 즉각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경찰이 피해자 가족의 요구를 묵살한 채 서둘러 화장을 진행하려 했다는 점도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피해자 가족은 시신을 화장하기에 앞서 하루 동안 콜카타 내 피스헤이븐 영안실에 안치하려 했지만 경찰이 피해자가 숨진 당일인 구랍 31일 강압적으로 화장 절차를 진행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의 아버지도 경찰이 집으로 찾아와 화장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필요한 사망진단서를 내놓으라고 요구했고 자신이 이를 거부하자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해야할 것이라며 가족을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인도 야당 공산당도 시위에 가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벵골주의회의 수리야칸타 미슈라 공산당 의원은 "경찰이 피해자 측에 서는 게 아니라 폭력배들이나 할 짓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 현지 경찰은 이같은 사실과 관련해 시위가 확산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일 뿐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은 방화사건이 벌어지고 난 후인 지난달 29일에야 성폭행 용의자들을 체포했다. 최초 집단 성폭행사건이 벌어진지 두 달 만이다.
이번 사건은 인도사회의 고질적 여성 경시풍조를 부각시킨 뉴델리 여대생 집단성폭행 발생 1년이 되는 시점에 일어나 더욱 파장을 키우고 있다.
lch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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