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찾은 '김연경 파트너'…정윤주 "자고 일어나면 피로 사라져요"
2003년생 젊은 피, 주전 OH 낙점…흥국 10연승 일조
- 이재상 기자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이 개막 후 10연승의 상승세를 내달리며 독주 체제를 갖추고 있다. 매 시즌 에이스 김연경(36)의 파트너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던 흥국생명이었는데 이번 시즌은 다르다. 2003년생의 아웃사이드 히터 정윤주(21)가 주전 한 자리를 꿰차면서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흥국생명은 지난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24-25시즌 도드람 V리그 여자부 2라운드 GS칼텍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1-25 25-19 25-6 25-13)로 이겼다. 10연승(승점 29)을 질주한 흥국생명은 2위 IBK기업은행(승점 21)과의 격차를 8점까지 벌렸다.
이날 흥국생명에서는 김연경과 정윤주가 나란히 18점을 내며 승리를 쌍끌이했다. 정윤주는 서브에이스 4개를 포함해 공격성공률 56%의 고감도 스파이크를 자랑했다.
대구여고를 나온 정윤주는 2021-22시즌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3순위로 흥국생명의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대구여고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박사랑, 서채원(GS칼텍스)이 페퍼저축은행에 우선 지명됐고 정윤주는 박미희 전 감독의 선택을 받아 핑크색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시즌 30경기에 나와 203득점, 공격성공률 36.22%를 올리며 깜짝 활약을 펼쳤으나 이후에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부상과 부진이 겹쳤고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 2023-24시즌에는 단 4경기 출전에 그쳤다.
절치부심한 그는 이번 시즌에는 김연경의 대각에 자리하면서 팀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고교 시절부터 공격력만큼은 최고로 인정받았던 그는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의 새로운 공격 옵션으로 자리매김했다.
김연경은 개막 후 10연승에 대한 비결을 묻는 질문에 "어린 선수들, 새로운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특히 정윤주에 대해 "많이 성장했다"며 "블로킹, 서브 등 공격은 잘해주고 있다. 리시브나 수비에서 어려움도 있지만 충분히 잘할 수 있다"고 독려했다.
매 경기 주전으로 나가고 있지만 정윤주는 부담보다는 코트에 나가는 시간이 즐겁다. 김연경은 "난 연식이 있어서 힘든데 윤주는 '자고 일어나면 하나도 안 힘들다'고 하더라. (젊은 선수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며 크게 웃었다.
정윤주는 "운동 끝나면 힘들기도 한데, 일어나면 다시 괜찮다"고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사령탑은 정윤주가 지금보다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정윤주는) 발전할 수 있는 부분이 지금보다 더 많다"며 "결국 선수 본인에게 달려있다"고 했다.
정윤주도 자신이 부족한 것을 잘 알고 있다. 준수한 공격에 비해 리시브와 수비 등은 계속 경기를 치르면서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다. 그는 "계속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면서, 꾸준한 플레이를 펼치겠다"고 각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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