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준우승 돌풍' 이끈 윤정환 감독, 강원과 재계약 불발
지난해 극적 잔류, 올해는 준우승…감독상 수상
재계약 협상 진행했으나 높은 몸값에 결렬
- 이상철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올 시즌 프로축구 K리그1 '감독상'을 받은 윤정환 감독이 재계약 무산으로 내년에 강원FC와 동행하지 않는다.
30일 축구계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강원과 윤 감독은 재계약 협상을 진행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결렬됐다.
지난해 6월 최용수 전 감독의 후임으로 강원 지휘봉을 잡은 윤 감독의 계약기간은 1년 6개월로, 곧 계약이 만료된다.
윤 감독은 첫 시즌 K리그1 10위에 그쳐 강등 위기에 몰렸으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K리그2 플레이오프 승자 김포FC를 잡고 벼랑 끝에서 가까스로 생존했다.
강원은 단 한 시즌 만에 180도 달라졌고, 올 시즌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는 반전 드라마를 썼다.
윤 감독은 양민혁, 황문기, 이기혁 등 새 얼굴을 발굴했으며 공격 축구 색깔을 입혀 거센 강원 돌풍을 일으켰다.
강원은 K리그1에서 19승 7무 12패(승점 64)를 기록, 3연패를 달성한 울산(승점 72)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며 창단 16년 만에 처음으로 준우승까지 일궜다.
지난해 수비 위주의 팀이었던 강원은 올해 공격 축구로 변신, 팀 최다 득점 공동 1위(62골)를 기록할 만큼 화끈한 팀이 됐다. 또한 양민혁을 포함해 황문기와 이기혁 등 여러 스타도 배출했다.
이런 뛰어난 성과를 올린 윤 감독은 29일 열린 K리그 대상 시상식에서 감독 7표, 주장 7표, 미디어 89표 등 합산 점수 65.69점의 압도적 지지를 받으며 '우승팀 사령탑' 김판곤 울산 감독(17.33점)과 정정용 김천 상무 감독(16.98점)을 제치고 감독상의 영예를 안았다.
우승팀 사령탑이 아닌 감독이 감독상을 받은 것은 2005년 장외룡(인천 준우승), 2010년 박경훈(제주 준우승), 2020년 김기동(포항 3위) 감독에 이어 네 번째다.
아울러 윤 감독은 이번 수상으로 한국인 지도자 최초로 K리그와 J리그에서 모두 감독상을 받은 지도자가 됐다. 그는 세레소 오사카를 이끌던 2017년 J리그 감독상을 받았다.
강원과 윤 감독은 최고의 시간을 함께했지만 재계약 협상에선 온도 차가 컸다. 윤 감독은 지난해 강원에 부임할 때 J리그서 받던 연봉보다 낮은 금액을 받아들였다. 그는 18개월 동안 이뤄낸 성과를 바탕으로 좋은 대우를 받기를 희망했지만, 도민구단인 강원이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 결국 강원과 윤 감독은 최종적으로 결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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