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 2선 경쟁에 뛰어든 '유럽파' 엄지성…"슈팅은 자신 있다"

최근 英 스완지 이적, 2년여 만에 국가대표 발탁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엄지성이 2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팔레스타인전을 앞두고 훈련 전 공식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9.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고양=뉴스1) 이상철 기자 = 2년 8개월 만에 축구 국가대표팀의 일원이 된 엄지성(22·스완지 시티)이 2선 경쟁에서 '새로운 무기'가 되겠다고 당찬 도전장을 던졌다.

홍명보호 1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26명 중 국가대표팀에 처음 뽑힌 '18세 K리거' 양민혁, 황문기(이상 강원), 최우진(인천), 이한범(미트윌란)이 주목받았지만, 엄지성 또한 깜짝 발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잠재력을 인정받은 엄지성은 지난 2022년 1월 A매치 데뷔전이었던 아이슬란드와 친선경기에서 골까지 넣었지만, 이후 국가대표팀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그의 A매치 기록도 2년 넘게 1경기(1골)에서 멈춰 있다.

엄지성의 성장이 더뎠던 것도 아니다. 그는 지난해 K리그1에서 5골 3도움을 올리며 광주FC의 돌풍을 일으켰지만, 태극마크의 문턱이 너무 높았다.

국가대표팀의 2선이 포화 상태이기 때문이다.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비롯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튼), 이재성(마인츠) 등 주축 선수들이 버티고 있다. 여기에 배준호(스토크 시티), 엄원상(울산), 이동경(김천) 등이 대표팀을 오갔다.

쟁쟁한 선수들에 밀리던 엄지성의 위상에 변화가 생긴 계기는 '유럽 진출'이다. 지난 7월 광주를 떠나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스완지 시티 유니폼을 입은 엄지성은 시즌 개막 후 전 경기 선발 출전하는 등 유럽 무대에 연착륙했다.

이에 홍명보 감독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1·2차전을 앞두고 엄지성을 국가대표팀으로 호출했다.

엄지성은 "새벽 3시경 대표팀에 발탁됐다는 소식을 듣고 잠을 못 잤다. 솔직히 실감이 안 났다. 2선에 훌륭한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내가 과연 뽑힐 수 있을까 생각했다"며 "설렌 만큼, 좀 더 열심히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엄지성이 2일 오후 경기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팔레스타인전을 앞두고 훈련 전 공식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9.2/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대표팀은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월드컵 3차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한 경기라도 삐끗할 경우 월드컵 본선 진출 과정이 힘들어질 수 있는 만큼 검증된 선수들을 중용할 수도 있지만, 대다수 유럽파가 뒤늦게 합류한다는 것이 변수다. 대표팀은 3일 훈련시간을 오후 7시로 늦춰 26명의 선수가 다 함께 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팔레스타인과 경기 전까지 정상적인 팀 훈련을 할 수 있는 날은 4일, 하루밖에 없다.

이 때문에 홍명보 감독이 먼저 소집해 컨디션을 끌어올린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가능성도 있다. 유럽파 중에서는 엄지성과 이재성(마인츠)이 2일 대표팀 소집 훈련을 소화했다.

엄지성은 스완지 이적 후 갈고 닦은 축구 기량을 제대로 뽐내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과거 스완지에서 뛰었던) 기성용 선배가 스완지는 '축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도시'라고 조언해줬는데, 그 말대로 축구에만 집중하고 있다"며 웃었다.

이어 "공격적인 상황에서 일대일 돌파나 크로스, 슈팅 등은 자신 있다"면서 "출전 기회가 주어진다면 꼭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rok195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