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다시 FA컵 우승 김승대·신광훈 "지금이 더 기뻐"

포항, 전북과의 결승전서 4-2 역전승

4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프로축구 '2023 하나원큐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포항스틸러스 선수단이 우승컵과 함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2023.11.4/뉴스1 ⓒ News1 최창호 기자

(포항=뉴스1) 안영준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포항 스틸러스의 김승대와 신광훈이 10년 전 우승을 경험했을 때보다 이번 우승이 더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포항은 지난 4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전북과의 하나원큐 FA컵 2023 결승전에서 4-2로 역전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지난 2013년 결승전에서 전북을 승부차기 끝에 따돌리고 우승을 달성했던 포항은 이날 다시 전북을 상대로 승리, 10년 만에 우승했다.

또한 올해로 창단 50주년을 맞이한 포항은 기념비적인 해에 의미있는 우승을 일궜다. 또한 이번 우승으로 포항은 FA컵 통산 5번째 정상에 등극, 이날 상대였던 전북, 그리고 수원 삼성과 함께 대회 최다 우승 타이(5회)를 이뤘다.

현재 포항의 스쿼드 중 2013년 우승을 경험했던 유이한 선수인 김승대와 신광훈에게는 더욱 특별한 우승이다.

10년 전 프로 1년차 신인이었던 김승대는 당시 골을 넣으며 우승에 기여했는데, 이번엔 베테랑이자 주장으로 다시 우승을 이끌었다.

19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하나은행 FA컵 결승전 전북현대모터스와 포항스틸러스와의 경기에서승부차기끝에 우승을 차지한 포항 황선홍 감독과 선수들이 우승컵을 들고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2013.10.19/뉴스1

김승대는 "그 때보다 지금이 더 기쁘다. 이번엔 한 팀의 주장으로 우승을 이뤘으니 더 의미가 있다"면서 "주장인 MVP를 받을 줄 알았다"며 농담을 던졌다.

이어 "전북이 우리를 압박하느라 지치는 게 보였는데 상대가 지치면 우리는 더 힘이 나는 스타일이다. 전북은 좋은 팀인데 우리가 하려는 플레이만 잘 되면 이상하게 꼭 무너지더라"며 역전승의 비결을 설명했다.

10년 만에 포항으로 다시 돌아와 우승을 일군 비결에 대해선 "포항에 돌아왔을 때 4~5명 빼고는 다 모르는 선수였다. 그럼에도 예에 내가 하던, 내가 좋아하는 축구를 하더라. 포항은 늘 같은 축구를 변함없이 하려고 하는데, 그 힘이 있더라"며 포항의 축구 철학을 자찬했다.

김승대와 함께 10년 만의 우승을 재현한 신광훈은 이날 아찔한 경험을 했다. 후반 5분 페널티킥을 내줘, 구스타보에게 실점하는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신광훈은 "(내 실수로) 골을 내줬지만 아직 시간이 남았던 만큼 한 골 정도는 충분히 따라갈 수 있다고 믿었다. 4골을 넣으면서 역전하게 될 줄은 솔직히 몰랐는데 후배들에게 고맙다"며 멋쩍게 웃었다.

이어 "어제 10년 전 우승 당시의 경기도 봤다. 그러면서 좋은 기억을 많이 살리고 의미를 부여한 것도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신광훈 역시 10년 전 우승보다는 이번 우승이 더 뜻깊다고 밝혔다. 신광훈은 "이번엔 나 때문에 팀이 위기에 처했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이겨내고 우승에 도달해 더 기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tr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