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에 울려 퍼진 오타니 송…"한 공간에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아"
다저스 선수단 도착 2시간 전부터 공항 인산인해
아내 본 팬 "좋은 여성 만난 것 같아 기분 좋아"
- 문대현 기자
(인천공항=뉴스1) 문대현 기자 = "레츠 고 쇼헤이, 레츠 고 다저스"
15일 오후 2시30분경, 인천공항 1터미널에는 메이저리그(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를 응원하는 노래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다저스는 미국의 전국구 인기 팀이다. 박찬호, 류현진 등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한국 내에서도 MLB 최고 인기 팀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국저스(국민팀 다저스)'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그런 다저스가 새 시즌을 앞두고 다시 화제의 팀으로 부상했다. 오타니가 입단한 까닭이다.
오타니는 투수와 타자를 겸업하며 두 분야 모두에서 최고 기량을 갖춘 만화 속 캐릭터 같은 선수다. 여기에 인성 면에서도 흠잡을 데 없어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런 오타니가 한국을 찾는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공항에는 엄청난 인파가 몰려들었다. 한국의 오타니 팬클럽 '쇼타니 팬클럽' 회원들부터 일본에서 찾아온 팬들까지 북새통을 이뤘다.
일본의 민영 방송사 TBS는 입국 1시간 전부터 공항 상황을 생중계하기도 했다.
12시부터 모인 인파는 1시30분이 되자 입국장을 꽉 채웠다. 1시까지만 해도 선수단이 나설 통로를 일반인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었으나 1시30분 이후부터는 동선이 차단됐다.
2시30분께 다저스 선수단이 탑승한 전세기가 인천공항에 착륙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위는 더욱 소란스러워졌다.
오타니를 기다리던 한 여성은 "니혼햄 파이터스에 있을 때부터 팬이었는데 오늘 실물을 볼 수 있게 돼 흥분된다. 나는 대전에 살지만 류현진(한화 이글스)보다 오타니가 더 좋다"고 수줍어했다.
애타는 기다림이 계속되던 2시48분 오타니가 맨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오타니의 몇 발짝 뒤로 그의 아내 다나카 마미코가 따라 나왔다.
그러자 공항 내에는 엄청난 함성이 터졌다. 오타니는 삼엄한 경호로 인해 사인이나 사진 같은 팬서비스는 하지 못했고 곧바로 버스로 올라탔다.
이후 일부 팬들은 자리를 떴으나 대다수의 인파는 그대로 남아 뒤를 이어 나서는 다저스 선수단을 반겼다. 무키 베츠(32·외야수), 프레디 프리먼(35·내야수) 등 대형 스타들이 나오자, 환호성을 질렀다.
오타니의 뒤를 이어 다저스에 입단한 또 다른 일본인 야마모토 요시노부(26·투수)가 나오자 함성은 더 커졌다.
오타니 팬클럽 '쇼타임 코리아' 회원인 50대 남성은 "오타니 실물을 자세히 보려다가 사진을 제대로 찍지 못해 아쉽다"며 "오래도록 기다렸는데 막상 마주한 시간은 너무 짧았다. 그래도 내가 잠시나마 오타니와 한 공간에서 있었다는 것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10~15분 만에 선수단은 모두 빠져나갔다. 이후 한국과 일본의 취재진은 팬들을 대상으로 열띤 취재를 이어갔다.
특히 각종 방송사가 팬들을 붙잡고 카메라 인터뷰를 진행했다. 대부분 팬 역시 이 상황이 즐겁다는 듯 웃으며 응했다.
자신이 키움 히어로즈 팬이라고 밝힌 한 20대 여성은 "키움과 다저스가 경기할 텐데 이번엔 다저스를 응원할 것 같다. 더 정확히는 오타니를 응원한다"며 "오타니의 아내를 실제로 봤는데 좋은 여성을 만난 것 같아 내가 다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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