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캄보디아댁' 스롱 피아비 "피눈물나게 연습하는 한국 선수들 보고 배워"

(서울=뉴스1) 이종덕 정윤경 기자 = "한국에서 피눈물나게 연습하는 선수들을 보고 '성공하는 사람은 이런 사람이구나'를 알았죠. '성공은 내가 아무렇게 살아서 되는 것이 아니구나. 천재라고 편하게 연습하는게 아니구나' 한국에서 배웠죠. 캄보디아에서는 몰랐어요."

하루 기본 8~10시간의 연습, 대회를 앞두고는 하루 20시간씩 연습하며 '당구여제'의 타이틀을 거머쥔 캄보디아 출신 스롱 피아비(32·블루원리조트) 선수.

지난달 26일 LPBA 통산 3번째 우승을 차지한 그는 최근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성공의 비결로 '노력'을 꼽으며 이같이 말했다.

스롱 피아비는 2010년 20살이 되던 해 28살의 나이 차를 극복하고 남편 김만식씨를 따라 충북 청주로 건너왔다. 남편을 따라 재미삼아 쳐본 당구에 흥미를 느꼈고 '선수가 되면 유명해지고 돈도 벌 수 있다'는 남편의 말에 본격적으로 실력을 갈고 닦았다.

말도 안 통하는 타지에서 생전 처음 접한 당구를 그만두고 싶은 때도 많았지만 캄보디아의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는 목표 하나로 꿋꿋이 버텼다. 또 그런 그를 묵묵히 뒷바라지해준 것은 역시 남편이었다.

스롱 피아비는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목표를 생각했다"며 "힘들 때는 가족을 생각했고 아는 사람도 없다보니 당구장에서 연습만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편이 도와주는데 나 몰라라 하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하나만 확실하게 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연습한다"고 말했다.

스롱 피아비 선수.ⓒ 뉴스1

당구여제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남편 김씨의 헌신이 뒤따랐다.

피아비는 "남편의 뒷바라지가 없었으면 이렇게 못 했을 것"이라며 "우승 상금도 남편이 가져가지 않고 조금씩 모아서 캄보디아에 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훗날 자식이 생긴다면 "주변에게 잘하고, 배려해주는 멋진 사람이 되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했다.

이를 지켜보는 아버지 찬 스롱 역시 "한 번 태어나 죽을 땐 아무것도 가져가지 못하는 게 인생"이라며 "(스롱 피아비가 잘된 후) 마을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용돈을 드리거나 음식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26일 강원도 태백시 고원체육관에서 열린 LPBA 태백 에버콜라겐 챔피언십 대회에서 우승자 스롱 피아비가 트로피를 들고 있다. (PBA 투어 제공) 2021. 12.26/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v_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