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회복 원태인 "훈련소서 수류탄 던져 보니 괜찮더라…포복은 못 해"
10일 일구회 선정 최고 투수 등극…"내년엔 우승"
"해외 도전은 FA 획득 후…미국·일본 반반 욕심"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푸른 피의 에이스'로 불리는 삼성 라이온즈 우완투수 원태인(24)이 부상을 털어냈다면서 건강한 몸으로 내년 팀의 우승을 이끌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원태인은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4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에서 최고 투수상을 받았다.
원태인은 프로 6년 차인 올해 28경기에서 15승(6패)을 올리며 곽빈(두산 베어스)과 함께 공동 다승왕으로 등극했다. 국내 투수가 다승왕에 오른 건 2017년 양현종(KIA) 이후 7년 만이다.
원태인의 진가는 포스트시즌에서 더 빛났다.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 2차전에 선발로 나선 그는 6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 승리를 따내며 삼성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발판을 놨다.
비록 삼성은 우승을 못했지만 원태인은 시즌 내내 안정적인 투구로 내년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행사 후 취재진과 만난 원태인은 "존경하는 선배님들이 참석하신 자리에서 상을 받아 영광이다. 좋은 자리에 계속 참석하니 내년 활약에 대한 욕심도 커진다"고 말했다.
원태인은 지난 10월 26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2⅔이닝 6실점으로 부진했다.
특히 강판 직전 어깨 통증을 호소했고, 정밀 검진 결과 어깨 관절 손상으로 4주에서 6주간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현재 재활 기간이 지났지만, 여전히 원태인의 어깨를 걱정하는 시선이 많다.
그러나 원태인은 "부상은 거의 회복했다. 지난주에 웨이트 훈련을 시작했다"고 안심시켰다. 그러면서 최근 육군훈련소에서 받은 기초군사훈련에 대한 후일담도 전했다.
원태인은 "훈련소에서 (어깨가 안 좋아) 포복 훈련은 못했지만, 그 외 모든 훈련은 정상적으로 받았다"며 "모형 수류탄도 던졌다. 야구공보다 살짝 무거운 느낌이었는데 정상적으로 던졌다. 팔이 아프지 않아 부상이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이어 "짧았지만, 훈련소 생활 후 군인분들에 대해 감사함을 더 느꼈다. 이제 바깥에서 마주치는 군인들에게는 괜히 '고생하신다'고 말이라도 붙이게 되더라"고 덧붙였다.
어깨 통증을 완벽히 씻어낸 원태인은 다시 2025시즌을 준비한다. 당장 실전 투구는 하지 않지만, 웨이트 훈련부터 시작해 서서히 어깨를 달굴 예정이다.
삼성의 내년 전망은 어둡지 않다. 특히 수준급 선발투수 최원태와 아리엘 후라도를 영입해 기대감이 있다. 그동안 혼자 토종 선발로 풀타임을 소화하던 원태인의 부담도 덜었다.
원태인은 "어떤 선수가 온다고 해도 내 책임감과 부담감은 여전하다. 내 할 일을 잘해야 한다"며 "그래도 선발 투수가 부족했는데 이제 유리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대표팀을 제외하면 중학교 3학년 때 이후로 팀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 사장님이 최근 선수들에게 내년은 같이 우승의 해로 만들자고 말씀하셨는데, 전력 보강도 잘 되고 있으니 꼭 우승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해외 진출 도전 가능성에 대해선 일단 FA 자격을 얻은 뒤에 고민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원태인은 2026시즌 후 FA로 풀린다.
그는 "FA 자격을 얻은 뒤 내 기량이 충분하다면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있다"며 "일본과 미국 모두 좋은데 지금으로서는 반반"이라고 전했다.
eggod611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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