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경력' 김상헌 삼성 응원단장 "우리의 몸짓, 선수들에게 힘 되길"
2000년 마스코트로 시작해 24년째 응원단 활동
"우리 팬들 오래 기다렸다, 선수들 믿고 응원하자"
- 문대현 기자
(서울=뉴스1) 문대현 기자 = 삼성 라이온즈가 2014년 이후 10년 만에 한국시리즈(KS) 제패에 도전한다. 2015년 KS 준우승 이후 오랜 암흑기를 겪은 삼성은 올해 부활, 그토록 염원하던 마지막 무대에 올랐다.
선수들은 물론, 팬들도 삼성의 우승이 간절하다. 특히 2000년부터 삼성 응원단에 입단해 24년째 한 팀을 응원하고 있는 김상헌 응원단장의 열망도 대단하다.
응원단장 커리어 중 처음으로 올 시즌 전 경기(144경기)를 활동한 김 단장은 우승의 순간까지 응원으로 선수들에게 힘을 주겠다는 각오다.
김 단장은 최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삼성 팬은 응원 면에서 다른 구단 팬에게 절대 밀리지 않는다. 한국시리즈를 오래 기다린 만큼 열심히 선수들을 응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삼성의 야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2000년 마스코트로 응원단에 입단해 24년 동안 직을 유지했다.
2010~2012년에는 KBO 구단 최초로 '애니 비(Any B)'라는 이름으로 마스코트 응원단장직을 수행했다. 이 시기 그는 마이크 없이 오로지 몸동작만으로 응원을 리드했다.
2013시즌부터 마스코트의 탈을 벗고 '김상헌'이라는 이름으로 응원을 주도했다. 삼성 팬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인이다.
김 단장은 삼성이 2위를 했던 2021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플레이오프 응원을 정상적으로 못 했는데, 올해는 제약이 없는 상태에서 삼성의 가을야구 응원을 이끌고 있다.
그는 "올해 처음으로 144경기를 선수들과 같이 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정말 즐겁다"며 "과거 수많은 가을야구 응원을 경험했지만,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됐는지, 내 것 하기에 바빴다. 그래도 관중들과 소통하며 고칠 점은 고쳐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플레이오프에서는 워낙 열기가 뜨거워 앰프 소리가 생각보다 잘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무리하게 새로운 응원을 도입하기보다 가장 호응이 큰 응원을 잘 보여주자는 게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플레이오프 4경기(대구 2경기, 잠실 2경기)를 마친 김 단장은 응원단을 이끌고 광주 KIA챔피언스필드로 향했다. 21일 KIA 타이거즈와 겨루는 한국시리즈 1차전을 응원하기 위해서다.
KIA 팬의 화력도 삼성 못지않게 강한 것으로 유명하다. 앞서 LG 트윈스와 플레이오프에서는 삼성의 선전과 맞물려 강한 응원을 선보였지만, 광주에서는 장담할 수 없다. KIA 팬들의 기세에 눌릴 수도 있다.
김 단장은 "원정에서 시작하는 한국시리즈에서 어떻게 힘을 줘야 할지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며 "여러 상황에 대비해 준비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뜻대로 안 될 때가 많다. 일단 현장에서 우리 팬의 수가 어느 정도인지 보고 어떤 응원을 할지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래 응원단 생활을 하다 보니, 선수단은 물론 관중분들도 세대교체가 되는 것을 느낀다. 과거 혼자 오시던 분들이 가족과 함께 오시고 있다"면서 "이것이 삼성의 힘이다. 몇 대에 걸친 삼성 팬들이 함께 목소리와 몸짓으로 응원하면 선수들에게 좋은 기운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응원단장은 중요하지 않다. 팬들 스스로가 본인과 선수들을 믿고 열심히 응원했으면 한다. 선수들도 다치지 않고, 꼭 우승에 성공해서 모두가 짜릿한 순간을 경험했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eggod6112@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