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러브 최대 격전지였던 유격수, 내년엔 더 뜨거워진다
수상자 오지환과 2위 박찬호에 NC 신예 김주원까지 두각
'2루수 GG' 김혜성도 유격수로 포지션 전환 가능성 있어
- 권혁준 기자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올해 골든글러브 최대 격전지였던 유격수 포지션이 내년엔 더욱 뜨거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넘버원' 유격수인 오지환(LG 트윈스), 오지환과 뜨거운 경쟁을 벌인 박찬호(KIA 타이거즈)뿐 아니라 그 뒤를 쫓는 이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지난 11일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유격수 부문 '황금장갑'은 오지환이 가져갔다.
오지환은 총 291표 중 154표(52.9%)를 받아 120표(41.2%)의 박찬호를 따돌렸다. 둘 간의 표 차는 34표로, 1-2위간 표차가 가장 근소했던 포지션이었다.
포수, 중견수와 함께 팀 수비의 핵심 역할을 하는 유격수는 매우 중요한 포지션이다. 안정된 수비력을 기본으로, 공격력까지 갖추면 금상첨화다. 강정호와 김하성 등 장타력을 갖춘 유격수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이뤄낼 정도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KBO리그에선 강정호와 김하성 이후로도 꾸준히 좋은 유격수가 나오고 있다. 이에 내년엔 유격수 포지션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일단 앞서 나가는 쪽은 오지환이다. 지난해 만 32세의 나이로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오지환은 올해 팀의 우승을 이끌고 2연패도 달성했다. 리그 최고로 꼽히는 탄탄한 수비력에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중장거리포를 때려낼 수 있는 타격까지 공수 밸런스가 탁월하다.
올해 아쉽게 골든글러브를 놓친 박찬호도 '유격수 1위'를 넘본다. 박찬호는 올해 0.301의 타율에 3홈런 52타점 30도루 등을 기록했다. 오지환에 비해 장타력이 떨어지지만 타격 정확도는 더 높고, 탁월한 주루 능력을 바탕으로 한 도루도 앞선다. 수비에서도 점점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는데다, 나이도 아직 20대다.
여기에 내년엔 김혜성(키움 히어로즈)이 가세할 가능성이 있다. 김혜성은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으로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는데, 내년엔 유격수로 포지션을 변경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내년 시즌을 마친 뒤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는 김혜성은 공공연하게 유격수 복귀 의사를 드러내왔다. 자신이 좋아하는 포지션이기도 하고, 메이저리그 진출에 있어서도 좀 더 높은 가치로 평가받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김혜성은 이미 유격수 포지션에서 '최고'를 찍은 적이 있다. 그는 김하성이 메이저리그로 떠난 2021년 키움의 주전 유격수로 자리 잡아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이후 2루수로 포지션을 옮겼지만, 김혜성 스스로는 자신의 주포지션을 유격수로 여기고 있다.
아직 구단의 '승인'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만일 김혜성이 유격수로 자리를 옮긴다면 오지환, 박찬호와 함께 3파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아직 기량이 만개하지 않은 신예 유격수들도 주목할 만 하다. 올해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발탁돼 금메달을 목에 건 김주원(NC 다이노스)이 대표적이다.
김주원은 올 시즌 풀타임 유격수를 소화하면서 0.233의 타율에 10홈런 54타점 15도루 등을 기록했다. 타율이 다소 낮은 것이 흠이었지만 '한방'을 갖춘 타격 능력에 준수한 도루 능력, 안정적인 수비까지 유격수 '대권'에 도전할 만한 자질을 두루 갖췄다. 올해 국가대표, 포스트시즌을 치르며 큰 경기 경험을 쌓았다는 것도 큰 자산이다.
내년이면 3년차가 되는 삼성 라이온즈의 신예 이재현, 지난해 '우승팀 유격수'였던 SSG 랜더스 박성한 등도 도전장을 내밀 준비가 돼 있다.
오지환-박찬호-김혜성의 '빅3'에 김주원-이재현-박성한 등 신예 3인방이 도전하는 형국. 내년 KBO리그에서 '최고의 유격수'로 각광받을 이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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