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은 질병①] 암보다 무서운 '청소년 자살'…작년 1450명

학업 부담·취업난에 사망원인 1위 유지…자살자 10명중 1명이 20대 이하

편집자주 ...자살률은 그 시대의 삶의 질을 나타내는 사회적 질병이다.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는 '자살 공화국'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1만4000명 가까운 국민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우리 사회를 좀먹는 자살 현황과 예방 사례를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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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극심한 학업 부담과 취업난을 겪고 있는 20대 이하 청소년 1450명이 지난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에 비해 182명 줄어든 규모지만 전체 자살자 10명 중 1명은 여전히 20대 이하 청소년층이었다. 청소년은 청년과 소년을 포함한 말이다.

11일 보건복지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20대 이하 청소년 자살 인원은 2012년 1632명에서 2013년 1492명, 2014년에는 1450명을 기록했다.

20~29세 청년은 같은 기간 1295명에서 1174명으로 121명, 19세 이하 청소년은 337명에서 276명으로 61명 줄었지만 여전히 높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20대의 경우 2012년 19.5명에서 2014년 17.8명으로 1.7명, 19세 이하 청소년은 3명에서 2.6명으로 0.4명 줄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자살 대비 20대 이하 청소년 비율이 10.5%를 차자했다.

최근 청소년 사이에서는 영어로 지옥을 뜻하는 '헬(hell)'과 과거 우리나라 명칭인 '조선'을 합한 '헬조선'이라는 자조 섞인 말이 나오고 있다.

29세 미만 청년실업률은 올해 상반기 10%를 웃돌면서 지난 199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로 국내 여건이 악화됐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난해 이전까지는 10대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는 자살이었다. 20대도 상황이 다르지 않았다.

지난해 우리나라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7.3명으로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2년 전에 비해 자살률이 0.8% 포인트 낮아졌지만 여전히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압도적인 1위다.

우리나라 전체 자살자 수는 2012년 1만4160명에서 2013년 1만4427명으로 증가했다가 2014년 1만3836명으로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2년 사이에 591명, 마이너스 4.1%를 기록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은 같은 기간 28.1명에서 27.3명으로 0.8명 감소했다.

자살률이 가장 높은 연령층은 30~64세 중장년층이다. 2012년 8505명, 2013년 9064명, 2014년 8887명으로 10명 중 6명꼴이었다.

전체 자살 대비 중장년층 비율은 같은 기간 60.1%, 2013년 62.8%, 64.2%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반면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은 2012년 4023명, 2013년 3871명, 2014년 3497명으로 2년 사이에 374명(-9.7%) 줄었지만 여전히 OECD 회원국 중 압도적으로 높았다.

국내 66~75세 노인 빈곤율은 45.6%로 OECD 회원국 평균 11%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한편 복지부는 지난달 10일 '자살예방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를 오는 12일 63컨벤션센터 세쿼이아홀에서 연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자살 예방 활동을 해온 12명과 4개 기관에게 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여한다.

정진엽 장관은 기념식에서 "OECD 최고 수준인 자살률을 줄이고자 올해 말까지 '제3차 자살예방기본계획'을 수립하겠다"며 "범부처 차원의 통합적인 자살 예방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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