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너 나가" 반말하는 상사…직장인 4명 중 1명 '모욕감'
직장갑질119 설문조사, 업무 관련 반말 경험 50.2% 모욕감 44.4%
10명 중 8명 "업무 관련해서는 존댓말 사용해야"
- 유수연 기자
"출장에서 회사 과장이 대리와 신입사원 앞에서 "야 너 나가. 당장 나가", "문 열고 나가. 지금 필요 없으니까 나가"라면서 큰소리를 냈습니다. 죄송하다고 재차 말했는데도 "야 지금 좋은 말 할 때 당장 나가"라고 했습니다. 그 외에도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을 하고, 회사가 기본적으로, 야, 너 등 반말하는 환경입니다" (9월, 직장갑질119 카카오톡 상담 내역 중)
(서울=뉴스1) 유수연 기자 = 직장인 50%가 직장 상사의 반말을 경험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불쾌감이나 모욕감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4명 중 1명은 직장 상사의 반발로 모욕감을 느낌 셈이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9월 2일부터 10일까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회사에서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업무와 관련해 반말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인지 물은 결과 '그렇다'는 응답이 42.1%(95% 신뢰수준, 표본오차 ±3.1%포인트),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57.9%로 나타났다.
회사 또는 부서에서 사용자·상급자 또는 동료가 업무와 관련해 반말하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는지 물어본 결과 '있다'는 응답이 50.2%로 조사됐다. 건설업(62.5%)과 제조업(50.2%) 직장인들이 상대적으로 반말 경험 비율이 높았다.
상급자 등의 반말을 경험한 적이 있는 응답자(502명)의 44.4%는 반말을 들었을 때 불쾌감 또는 모욕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직급별로 일반사원급(50.3%)에서 다른 직급에 비해 불쾌감과 모욕감을 느낀 비율이 높았다.
사적인 자리가 아니라면 업무와 관련해 모두 존댓말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동의한다는 응답이 81.1%로 나타났다. 응답자 특성별로 보면 여성(85.2%), 20대(84%), 일반사원(84.5%)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한편 지난 8월 1일부터 9일까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직장갑질 감수성 지표에 따르면 "상사나 선배는 부하나 후배에게 반말해도 된다"는 지표의 평균 점수는 70.9점이었다. 여성(76.1점)과 일반사원(75.2점)의 점수가 남성(66.4점)과 상위 관리자(61.8점)에 비해 높게 나타났다.
장종수 노무사(온라인노조 사무처장)는 "직장은 동의 없이도 반말이 가능한 특수한 공간이자 그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는 곳"이라며 "반말은 지위 차를 공고히 하고 고착된 관계는 갑질에 저항하기 어렵게 만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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