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열었더니 12만명분 필로폰이"…SNS로 수도권에 마약 유통한 일당

경찰, 일당 20명 검거…127억 상당 필로폰, 1억 상당 야바 압수

서울경찰청 제공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필로폰 등을 대량 입수한 뒤 수도권 일대에 유통한 중국동포(조선족)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2023년 4월 18일부터 같은 해 11월 8일까지 중국 SNS를 이용해 필로폰을 수도권 일대에 유통하고 이들로부터 매수해 투약한 조선족 피의자 등 총 20명(구속 12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조선족 중간 유통책을 검거하는 과정에서 주거지 냉장고 등에서 필로폰 3.67㎏(127억 원 상당, 12만 7000명 동시 투약분)과 합성 마약인 '야바' 2089정(1억 원 상당, 2089명 동시 투약분)을 압수한 후 출처를 추궁했다.

이들은 윗선이 SNS로 알려준 장소에서 숨겨놓은 마약류를 가져와 자신의 주거지 냉장고 등에 보관하며 판매책에게 전달했다고 진술했다.

중간 유통책인 4명은 총 5회에 걸쳐 판매책에게 필로폰 약 260g을 전달했다. 이들은 중국 SNS를 통해 윗선과 연락을 주고받았으며, 수사기관의 검거에 대비해 주기적으로 SNS 대화 내용을 삭제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중간 유통책은 공범들이 검거되자 경기도 인근에 아내 명의로 원룸을 마련한 후 피신했다. 이들은 윗선으로부터 지시가 내려오자 음주 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미리 준비한 지인 명의의 렌터카를 이용해 서울 영등포구 소재 건물 3곳에 필로폰 100g을 은닉했다.

판매책인 6명은 수도권 일대에 총 73회에 걸쳐 필로폰 약 90g을 '던지기' 수법으로 판매했다.

필로폰을 판매책들로부터 구매해 투약한 매수·투약자 10명은 중국 SNS와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돈을 판매자에게 송금하고, 던지기 수법으로 은닉된 필로폰을 수거해 경찰 수사망을 피하려 시도했다.

경찰은 "SNS 등을 이용하면 흔적을 남기지 않아 검거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전문 수사 인력이 상시 단속하고 있어 반드시 경찰 수사망에 포착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경찰은 "마약류 유통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에 악영향을 끼치는 중대한 범죄"라며 "주변에서 의심되는 사례는 수사기관에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서울경찰청 제공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