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가결]'포기 않겠다' 尹…시민들 "아직 국민 분노 이해 못해"

"국민 명령 깡그리 무시…참을 수 없다" 분통
"사태 심각성 인지 못해…어디 아픈 건 아닌가" 헛웃음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 직원이 윤 대통령의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대국민 담화를 스마트폰으로 시청하고 있다. 024.12.1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아직 정신 못 차렸다" "욕 밖에 안 나온다"

(서울=뉴스1) 박혜연 김민수 김종훈 이강 기자 =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탄핵 촉구 집회에 모인 시민들은 탄핵안이 가결됐다는 소식에 축제 분위기를 즐기다 윤석열 대통령의 담화문을 뒤늦게 확인하고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대학원생 최선빈 씨(24·여)는 "아직 혼자 망상에 빠져서 정상적인 판단을 못 하는 것 같다"며 "정파적 문제가 아니라 정치에 기반한 생각이 없는 것 같은데 이런 사람이 정치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온 전민수 씨(40·남)는 "국민의 명령을 깡그리 무시하는 행위"라며 "진짜 참을 수가 없다"고 했다. 그는 "탄핵이 가결돼서 기분이 좋았는데 이것을 보니 기분이 안 좋아진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기 남양주에서 온 이현파 씨(32·남)는 "여기 (여의도 집회) 나온 시민들도 다 종북 세력이라고 보는 건가"라며 "사람들이 왜 분노하고 있는지 전혀 이해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시민들은 대체로 헛웃음을 짓거나 불쾌감을 드러냈다. 경남에서 온 50대 남성 윤 모 씨는 "헌재에서 바른 판단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고 김 모 씨(48·여)는 "긴급체포밖에 답이 없다"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만난 시민들 반응도 비슷했다. 버스정류장에서 만난 대학생 김 모 씨는 "(윤 대통령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 못 하는 것 같다"며 "어디 아픈 건 아닌지도 의심된다"고 했다.

20대 여성 임 모 씨는 휴대전화로 윤 대통령의 담화 영상을 보고는 "말도 안 되는 얘기를 나열하는 걸 보니 그냥 황당하고 웃기다"며 "탄핵이 가결됐는데 내용이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자 한남동 관저에서 녹화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대국민 담화 영상을 통해 "그동안의 노력이 허사로 돌아가지 않을까 답답하다"며 "저를 향한 질책, 격려와 성원을 모두 마음에 품고 마지막 순간까지 국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hypar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