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회서 여자 만난 남편 돌변…가출 후 연락처 변경, 집까지 팔았다"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등산회 가입 후 가정에 소홀해진 남편이 연락처를 바꾸고 집까지 판 뒤 연락 두절됐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자녀 셋을 둔 결혼 40년 차 여성 A 씨는 11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를 통해 남편과 이혼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사연에 따르면 A 씨 남편은 은행에서 근무하다가 정년 퇴임을 했고 이후에는 건강 문제로 집에서 쉬었다. 몸이 약해진 남편은 친구의 권유로 동네 등산회에 가입했다.

그곳에서 B라는 여자와 친해진 남편은 A 씨와 아이에게 무뚝뚝하게 대했고, 어느 날은 자식들이 퇴직금과 재산을 탐낸다며 화를 냈다. 그러다 집문서와 인감도장까지 챙겨 가출했고 휴대전화 번호까지 바꾼 채 잠적했다.

A 씨는 수소문 끝에 남편이 B라는 여자와 친하게 지낸다는 걸 알게 됐다. B 씨를 통해 남편이 사는 곳의 위치를 전해 듣고는 아이와 함께 남편이 있다는 곳에 찾아갔지만 만날 수 없었다.

더 큰 문제는 남편이 동의 없이 집을 팔아버렸다는 점이다. A 씨는 "저와 아이들은 집에서 쫓겨 나갈 처지가 됐다. 그런데 남편이 집을 팔 때 대리인으로 B 씨가 왔었다고 한다. 부동산에서 그 이야기를 전해 듣고 결국 이혼 청구 소송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B 씨에게서 위자료도 받고 싶다. 그러나 B 씨가 남편과 연인관계라는 것을 입증할 증거는 전혀 없다. 등산회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두 사람은 가까운 사이였지만 연인처럼 교제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이대로는 너무 억울하다. 저는 어떻게 해야 하냐"라고 토로했다.

이채원 변호사는 "이혼 청구를 할 때는 혼인 파탄에 책임 있는 자를 피고로 지정할 수 있다"면서 "남편이 등산에서 B 씨를 만난 이후부터 행동이 이상해지고 결국 가출을 한 다음 가족들과 연락을 일절 끊어버렸다. 남편이 집을 팔 때도 B 씨가 대신 대리인 자격으로 부동산에 나타났다고 하는 걸로 봐서 B 씨가 사용자 부부의 혼인 파탄에 어느 정도 유책이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혼 소송에서의 위자료는 반드시 상간 행위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B 씨가 남편과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관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B 씨에게 혼인 파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B 씨와 남편이 긴밀한 관계라는 걸 입증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냐"는 물음에 "등산회 정보를 취득해 두 사람이 가까이 지내는 모습을 본 사람에게 진술서 사실 확인서를 받거나 필요할 때는 증인 신청을 해볼 수도 있다. 집을 팔 때 대리인으로 B 씨가 나타났다는 사실을 입증해 줄 수 있는 부동산 중개인으로부터 확인을 받아 증거로 제출해도 좋을 것 같다"라고 조언했다.

또 "이혼 소송을 청구하면서 당사자가 소재 불명 또는 연락 두절인 경우가 간혹 있다. 이름 및 주민등록번호를 알고 있다면 법원을 통해 통신사에 사실 조회를 요청해 그 사람 명의로 가입된 휴대전화 번호와 가입할 때 기재한 주소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대가 재산을 처분하고 은닉하려 할 경우 부동산이나 전세보증금 또는 자동차에 대한 가압류나 가처분을 하면 된다"라고 전했다.

r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