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 집회 현장 과제물로 대체" 부산대 교수 공지…"자랑스럽다" 학생 호응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시민들이 '탄핵 촉구' 피켓과 야광봉을 함께 들고 참가해 있다. 2024.12.0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서 시민들이 '탄핵 촉구' 피켓과 야광봉을 함께 들고 참가해 있다. 2024.12.0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송이 기자 = 한 국립대 교수가 '기말시험을 집회 현장 과제물로 대신하겠다'는 공지를 올려 학생들의 호응을 얻었다.

11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전날 부산대학교 행정학과 박희정 교수는 학과 앱에 2학기 인사행정론 기말시험 관련 공지를 게재했다.

박 교수는 "학생 제위(여러분)에게"라고 말문을 열고, "현장에서 정치행정이 급변하는 시기에 시험공부 하라고 여러분을 잡아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생생한 정치행정의 현장을 직접 체험하시라는 의미에서 12월 17일 시험은 첨부한 과제물로 대체하고자 한다"며 "답안을 작성해 12월 20일까지 행정학과 사무실로 제출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해당 공지문은 학생들 사이에서 곧 화제로 떠올랐고, 학생들은 SNS에 공지문을 자랑하며 "행정학과의 자랑", "와 희정갓이다 진짜" 등의 반응을 남겼다.

한 학생은 "국립대 교수님이 몸을 사리지 않고 이런 가르침을 주신 것이 감동이었다"며 "깨어 있는 교수님으로 느껴지고 무척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학부모들의 반응도 비슷했다. 한 학부모는 "우리 세대는 80년대 민주화운동을 경험했지만 지금 세대는 그렇지 못했는데 박 교수님이 12·3 내란 사태 이후 '참민주주의'를 깨닫게 한 것 같다"며 "학자의 양심으로 가르치는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박 교수는 첨부파일에 9페이지 분량 50문항의 기말고사 문제를 공유해 학과 사무실에 제출하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syk1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