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이웃 주민 "국민 정서 외면 말길"…타팰 앞 "韓 사퇴" 집회
"미소로 인사하던 한동훈, 尹 갈등 이후 목례만"
- 홍유진 기자
"법무부 장관 할 때만 해도 동네에서 마주치면 활짝 웃으며 인사했어요. 그런데 대통령이랑 갈등이 불거지면서부터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그 이후로는 인사해도 목례만 하더라고요."
(서울=뉴스1) 홍유진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거주하는 도곡동 타워팰리스 이웃 주민 이 모 씨(40대)는 "윤 대통령 직무 정지를 해야 한다며 사실상 탄핵 찬성을 의견 냈다가 갑자기 질서 있는 퇴진을 얘기하는 게 좀 그렇더라"며 "평소 국민을 바라본다고 얘기하는데 국민 정서에 동떨어진 결정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10일 오후 1시. 서울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앞에서는 한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보수단체 집회가 열렸다.
이날 시위 현장 인근에서 만난 타워팰리스 주민 A 씨(70대·여)는 "나는 우파지만 한동훈 같은 사람은 정치하면 안 된다. 이번에 도대체 말을 몇 번 바꾼 거냐"면서 "내 친동생이랑 언니가 한동훈 지지한다고 해서 연까지 끊었다"고 힘줘 말했다.
A 씨는 "입주 때부터 22년간 여기 살았는데 한동훈이 당대표 되더니 갑자기 경광봉 같은 게 새로 생겼다"며 "내가 낸 관리비로 왜 한동훈을 경호해야 하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타워팰리스 주민 최 모 씨(60대)는 "보수장 지지자로서 이재명이 대통령 되는 것은 반대다"면서도 "어찌 됐든 집권당인 국민의힘도 이번 사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에 정권을 잡으려고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 씨는 "한 대표가 이번 대권 꿈은 잠시 접더라도 다다음을 기약해야 한다고 본다"며 "똑똑한 사람이 잘 처신할 것이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13년간 타워팰리스에 살았다는 주민 B 씨(60대·여)는 "집 앞이 소란스럽긴 하지만 한동훈 대표 규탄 집회가 열리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겠냐"며 "이번 계엄 사태는 정말 국가적 망신이다"고 인상을 찌푸렸다.
한편 이날 보수집회 참가자들은 '한동훈은 위장 우파다', '탄핵 남발 민주당 해체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모여 '한동훈은 사퇴하라' 구호를 외쳤다. 곳곳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드는 이들도 있었다.
경찰은 집회 참가자 인원을 약 150명으로 추산했다. 중장년층부터 노년층이 주를 이뤘다.
무대에 오른 사회자는 "오늘 집회 트럭을 설치했는데도 항의가 딱 1건밖에 안 들어온 걸 보니 아무래도 도곡동에는 선진 애국자분들이 많이 사시는 것 같다"며 "한동훈 대표를 아파트에서 꼭 몰아내달라"고 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60대 여성 집회 참가자 C 씨는 "이번 계엄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부정선거"라며 "부정선거 의혹 때문에 대통령이 마지막 수단으로 삼은 게 계엄"이라고 주장했다. C 씨는 이어 "내란죄는 무슨 내란죄냐"며 "권력을 가진 사람이 내란 일으키는 것을 봤냐"고 반문했다.
cym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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