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리실서 침대와 벽 사이에 낀 환자, 4시간 방치되다 사망[CCTV 영상]
- 신초롱 기자
(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병원 격리실에서 방치되다 숨을 거뒀다는 환자의 유족이 병원 측의 태도에 분통을 터뜨렸다.
15일 JTBC '사건반장' 제보에 따르면 지난 4월 19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병원에 입원한 지 9시간 만에 환자가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유족에 따르면 A 씨는 경찰 의뢰로 해당 병원에 응급 입원했다. A 씨는 자정 전후로 잠을 이루지 못한 채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격리실 문을 두드리고 발로 차면서 의료진을 호출했지만 아무도 오지 않았다.
A 씨는 침대를 당기고 매트리스를 밀고 침대에 앉았다 일어나길 반복하다 새벽 2시 22시분쯤 침대 머리맡과 벽 사이에 하반신이 끼었다.
오전 5시 반쯤 간호조무사가 격리실 문을 열고 들어왔지만 상태를 보고도 멀리서 몇 초간 지켜보더니 문을 닫고 나갔다. A 씨는 그 상태로 4시간 가까이 방치됐다. 뒤늦게 의료진이 응급조치했음에도 A 씨는 끝내 숨지고 말았다.
유족은 A 씨가 사망했다는 얘기를 듣고 한걸음에 병원으로 왔다. 경찰 입회하에 CCTV 영상을 본 유족은 병원이 아버지를 방치해 죽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유족은 "콕콕 찌르듯이 (심폐소생술을) 하는 거다. 진짜 의료인이 맞나 싶다.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심폐소생술 하는 법도 모르고. 그냥 누가 봐도 이상한 게 보이는데 계속 방치하고 아무도 오지 않았다는 건 진짜 잔 거 아닌가. 그 시간에 골든타임도 놓쳤고 모든 게 엉망이다. 이름뿐인 병원인 느낌"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유족은 CCTV와 간호기록지까지 모두 확인한 후 또다시 병원을 찾아갔다. 간호기록지에 의하면 A 씨가 새벽 1시경 퇴원하겠다며 발로 문을 걷어차고 시끄럽게 하여 주무시라며 수면 격리했다고 적혀 있다. 30분 뒤 또다시 소란스럽게 해서 수면 격리했지만 듣지 않고 계속 소음을 발생시켰다.
병원 관계자는 실시간으로 CCTV를 봤다고 해명했지만, 사실 여부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병원 측은 유족 측의 대응에 대해 실제로 도와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반년이 흘렀는데도 병원 측에서는 연락도 없고 사과도 없다"고 주장했다. 또 "곰팡이가 핀 건지 격리실 환경이 교도소 감방이 더 낫다 싶을 정도로 열악했다. 그곳에서 방치된 채 생을 마감한 아버지 생각에 마음이 너무 아프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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