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환 사령관이 'VIP 격노' 언급"…공수처, 해병대 간부 진술 추가 확보
박정훈 전 단장 주장 뒷받침…'VIP 격노설' 힘 실리나
김계환·박정훈 대질 불발…"무모하게 버텨 안타깝다"
- 김기성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기자 = '순직 해병 수사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중장)에게서 'VIP 격노설'을 직접 들었다는 진술을 추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언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최근 해병대 관계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면서 해병대 고위 간부에게서 이 같은 진술을 확보했다.
박 전 단장은 지난해 7월 31일 해병대원 순직 당시 해병대 수사단 조사 내용을 보고 받은 윤석열 대통령의 격노가 국방부와 대통령실의 외압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해 왔다.
공수처는 이 같은 진술을 토대로 21일 김 사령관 소환 조사에서 'VIP 격노설'을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같은 날 참고인 및 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한 박 전 단장과 김 사령관의 대질 신문을 시도했으나 김 사령관 측의 강한 거부로 실패했다.
14시간 가까운 조사를 마치고 나온 김 사령관은 "대질 신문이 해병대에 이롭다는 생각은 안 해봤냐"는 질문에 아무런 답을 남기지 않고 떠났다.
김 사령관보다 먼저 공수처를 나선 박 전 단장 측은 "사령관으로서 진실을 말하는 것이 해병대의 명예를 지키는 것"이라며 "증언과 물증이 있는데 무모하게 버텨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 사령관은 지난해 7월 31일~8월 2일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에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해병대 조사기록의 이첩 보류 지시를 받고 박 전 단장에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박 전 단장은 김 사령관으로부터 '수사 보고를 받은 윤석열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이 장관의 말을 전해 들었다고 주장했지만 김 사령관은 부인하고 있다.
김 사령관은 해병대 조사기록에서 '사단장은 빼라'는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의 문자를 박 전 단장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신 전 차관과 국방부는 이를 부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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