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압 폭로' 박정훈 대령 공수처 출석 …"육사 출신 의외 인물이 사건 배후"

오전부터 김계환 해병사령관 2차 소환조사…대질 여부 주목
박정훈 측 "김계환, 걱정하지 말고 진실 고하면 편안해질 것"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21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채상병 사건 수사 관련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24.5.21/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과천=뉴스1) 김기성 기자 = '해병대원 순직사건' 초동수사를 지휘하다 보직 해임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21일 오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출석했다. 공수처가 오전부터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을 재소환해 조사하고 있는 만큼 'VIP(대통령) 격노설'을 둘러싼 두 사람의 대질 신문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박 전 단장은 이날 오후 1시 30분쯤 정장 차림으로 공수처에 도착했다. 박 전 단장의 변호를 맡은 김정민 변호사는 김 사령관을 향해 "진실을 고하면 편안해진다. 너무 걱정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고해 평안을 찾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의외의 인물이 이 사건의 배후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면서 "제보에 따르면 육사 출신으로 현직 군법무관에게 막강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람인데 직함이 없는 인물이라 어찌 해석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추가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박 전 단장 출석에 앞서 공수처는 이날 오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김 사령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지난 4일 15시간 가까운 첫 조사 이후 보름여 만이다.

공수처는 김 사령관의 첫 조사 이후 참고인들을 불러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150쪽이 넘는 질문지를 새로 준비하는 등 고강도 조사를 예고했다. 김 사령관의 조사는 자정 넘어 끝날 것으로 예상된다.

공수처가 같은 날 두 사람을 부른 만큼 'VIP 격노설'의 진위를 두고 대질 신문도 점쳐진다.

김 사령관은 지난해 7월 31일~8월 2일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에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해병대 조사기록의 이첩 보류 지시를 받고 박 전 단장에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박 전 단장은 김 사령관으로부터 '수사 보고를 받은 윤석열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의 말을 전해 들었다고 주장했지만, 김 사령관은 이를 부인했다.

이를 두고 김 변호사는 "대질 신문을 위해 부른 게 아닐지 생각한다"면서도 "오전 조사에서 김 사령관에게 충분히 시인을 받아냈을 것으로 보여 꼭 필요한지는 의문이다"고 답했다.

김 사령관은 조사기록에서 '사단장은 빼라'는 취지의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의 문자를 박 전 단장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 전 차관과 국방부도 이를 부정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박 전 단장은 김 사령관이 문자를 읽어줬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며 "군사법원에서 박진희 전 군사보좌관의 휴대전화 통신 기록을 보면 그 행적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이날 조사와 관련해 "반드시 대질 신문하겠다는 취지에서 부른 건 아니다"라면서 "박 전 단장은 별도의 조사가 예정돼 있고, 대질 신문도 염두에는 두고 있지만 확정된 건 아니다"고 말했다.

goldenseagul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