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해병 수사외압' 김계환 사령관 공수처 재소환…질문엔 '묵묵부답'
'대통령의 격노' 두고 김계환 vs 박정훈 진실 공방 예고
이종섭 전 장관, 신범철 전 차관 등 핵심 인물 조사할 듯
- 김기성 기자
(과천=뉴스1) 김기성 기자 = '해병대 채 상병 순직사건 수사 외압 의혹' 핵심 피의자로 지목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중장)이 21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다시 출석했다. 오후에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도 출석해 'VIP 격노설'을 둘러싼 진실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이날 오전 9시 20분 해병 전투복 차림으로 공수처에 도착한 김 사령관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통화로 '대통령 격노'를 전한 게 맞나" "박 전 단장의 '대통령 격노' 주장은 거짓인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 없이 조사실로 이동했다.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오전 10시부터 김 사령관에 대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조사한다. 지난 4일 첫 조사에서 200여쪽 질문지로 15시간 가까운 고강도 조사를 벌인 후 보름여 만의 재소환이다.
오후 2시에는 박 전 단장도 출석한다. 공수처는 두 사람을 대질 신문해 'VIP 격노설'의 진위를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김 사령관은 지난해 7월 31일~8월 2일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에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 해병대 조사기록의 이첩 보류 지시를 받고 박 전 단장에게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박 전 단장은 김 사령관으로부터 '수사 보고를 받은 윤석열 대통령이 격노했다'는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의 말을 전해 들었다고 주장했지만, 김 사령관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김 사령관은 조사기록에서 '사단장은 빼라'는 취지의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의 문자를 박 전 단장에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신 전 차관과 국방부도 이를 부정하고 있다.
공수처는 전날(20일) 채 상병 순직 당시 경찰에서 회수한 해병대 조사기록에서 주요 혐의자를 축소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해군 대령)를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조사했다. 박 전 직무대리는 지난 2일 첫 조사를 받았다.
공수처는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 박 전 직무대리 조사 내용과 김 사령관-박 전 단장 대질 신문 내용을 정리한 후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육군 56사단장), 신 전 차관, 이 전 장관 등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김 사령관은 22대 총선 다음날 예하 부대 지휘서신에서 "조직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만 하는 사령관으로서 안타까움과 아쉬움, 말하지 못하는 고뇌만이 가득하다"면서 "요즘은 하늘조차 올려다보기 힘든 현실이 계속되고 있어서 하루하루 숨쉬기도 벅차기만 하다"고 복잡한 심경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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