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생부터 뽑아야죠"…거리두기 완화 가능성에 자영업자 기대감 ↑
배달 수수료 절감 기대…소비패턴 변화에 가능할까 '의문'도
- 박기호 기자, 구진욱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구진욱 기자 = "영업시간 제한이 풀리면 사람부터 뽑아야죠. 오후 11시까지로 영업시간이 늘어나면서 1명을 뽑았는데 제한 조치가 해제되면 1명 더 모집할 생각입니다" (신촌에서 커피숍을 운영하는 30대 남성)
"호프집을 1년째 혼자 하고 있는데 슬슬 직원 채용을 해야 할까요? 거리두기가 풀려서 단체 (손님이) 오기 시작하면 힘들 것 같습니다." (자영업자 네이버 카페 글)
영업제한 조치가 풀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자영업자들의 얼굴에 모처럼 미소가 피어나고 있다. 현재 밤11시·8명 제한조치는 오는 4월3일 종료된다.
방역당국은 부인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질병관리청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보고한 내용에 다음달 4일부터 영업시간 제한을 완전히 풀고 인원 제한은 10명까지 늘리는 방안이 포함됐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방역당국 역시 29일 현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유행에 대해 "정점을 지나 감소세로 전환되는 게 분명해졌다"고 밝힌 상태다.
현행 거리두기 완화를 꾸준히 요구해왔던 자영업자들은 110여일 만에 영업 자율화 가능성이 제기되자 정부의 조치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기대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 영업시간 제한 풀리면 "알바생 더 뽑아야죠"
서울의 한 대학가에서 커피숍을 운영 중인 한 자영업자는 "오후 11시로 영업시간이 늘어나면서 이제 좀 숨통이 트인다"며 "기존에는 24시간 운영을 해왔기에 (현재 영업시간은)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닭꼬치 전문점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우리 집은 2~3차로 찾는 곳이라 영업시간 제한 조치로 매출도 줄고 인건비라도 줄이려고 가족 운영 체제로 바꿔서 체력적으로도 힘든 상태"라고 토로했다. 그는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되면 당장 일하는 분을 한 분 뽑고 예전처럼 새벽까지 음식도 팔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선 '24시간 영업 허용을 검토중'이라는 기사를 공유하면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호프집을 운영한다고 밝힌 한 자영업자는 거리두기 완화를 대비해 직원 채용을 해야 할지 여부를 묻기도 했다. 이 글에는 '거리두기가 풀리는 것을 감안하면 오래 같이 일할 아르바이트를 찾아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지방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40대 송모씨는 "영업시간 제한 조치로 아르바이트생이 그만둔 후 새로 채용하지 않았는데 해제되면 당장 파트타임으로 일할 수 있는 직원부터 뽑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곱창집을 운영하는 한 40대 자영업자는 "예전에는 새벽 4시까지 운영을 했는데 정부의 조치를 보면서 영업시간을 늘릴지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유행이 감소세로 전환했다면 거리두기 완화 조치 이후에 대한 자영업자의 원활한 대응을 위해 정부가 영업시간 해제 방침을 빠르게 내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기홍 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인력을 지금 당장 구하기도 어려울뿐더러 교육기간까지 생각하면 (코로나19 이전 시스템으로) 정상화하는데 2~3달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 유행이) 감소세로 전환했다면 조속히 해제를 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 "배달 수수료 절감 기대"…원상 회복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자영업자들은 거리두기 완화로 인한 배달비 절감에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자영업자들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 배달 대신 직접 매장을 찾는 손님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배달 플랫폼에 지불하는 수수료 역시 아낄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해 진행한 실태조사 결과 배달앱을 이용하는 자영업자의 건당 배달비는 평균 3394.3원이었다. 자영업자의 70%가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호석 코로나 피해 자영업 총연대 공동대표는 "영업시간 제한과 거리두기로 배달 음식을 취급하는 업소로의 전환이 많아졌다"며 "자율화가 되면 소비자들이 외부로 나와 배달비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거리두기를 완화해도 이미 배달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이 매장을 다시 찾을 것인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시민 10명 중 7명은 음식 배달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고 이용 빈도는 월 3~5회의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김 공동대표는 "배달 서비스 이용 증가 등의 변화된 소비 패턴은 이미 자리를 잡은 트렌트"라며 "쉽사리 변화는 어렵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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