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탑승객 11명 귀국…"신체·정신적 힘들다"

인천공항 취재진들로 '장사진'
피해자 가족 9명 오늘 현지로 출국

아시아나항공 사고 여객기 탑승객 중 한국 승객 11명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했다. 출국장으로 나온 탑승객이 취재진의 질문공세를 받고 있다. © News1 박정호 기자

</figure>아시아나항공 사고 여객기 탑승객 중 한국 승객 11명이 귀국한 8일 인천국제공항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지난 7일 낮 11시47분께(현지시간) 아시아나항공이 제공한 특별기 OZ1234편에 올라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을 출발한 이들은 예정된 시각보다 18분 가량 지연된 오후 3시44분께 한국에 도착했다.

이날 비행기에는 사고 피해자 한국 승객 11명 등 지난 7일 사고로 인해 한국으로 떠나오지 못한 나머지 승객 등 총 146명이 탑승했다.

부인과 함께 결혼 1년을 맞아 샌프란시스코로 여행을 떠났다는 최모씨(28)는 "착륙 4~5초 전 고도가 갑자기 높아지는 느낌이 났다"며 "충격에 벨트가 벗겨져 튕겨져 나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비행기에서 내리기 전 2차 충격에 불이 난 것 같다"며 "교통사고가 난 것처럼 몸이 아프고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8일 오후 아시아나항공 샌프란시스코 사고기에 탑승했던 승객이 특별기를 타고 귀국해 인천공항 계류장에서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하고 있다. © News1 박정호 기자

</figure>휠체어를 타고 비행기에서 내린 김모씨(여)는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며 공항을 빠져나가자 마자 구급차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한국땅을 밟은 한국 승객 11명을 취재하기 위해 이날 인천공항은 약 200여명의 취재진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취재진 중에는 AP통신, 로이터, CCTV 등 외신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이날 한국 승객과 이들을 취재하려는 취재진 사이에는 때아닌 '007작전'이 벌어졌다.

한국 승객 11명 중 일부는 예고된 출구 게이트가 아닌 다른 게이트로 비밀리에 빠져나오는 등 이들의 동선은 철저하게 비밀에 붙여졌다.

이들 중 취재진들의 눈에 띈 한국 승객 일부는 미리 공항 앞에 대기돼 있던 모범택시를 타고 병원 혹은 집으로 향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을 취재하기 위한 취재진들과 이를 저지하기 위한 공항 경비원들 간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수척한 모습으로 공항 게이트를 빠져나온 30대 남성은 "미국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한국에 오게 됐다"며 "다시 한국 병원으로 갈 예정"이라고 짧게 답하곤 택시에 몸을 실었다.

아시아나 측의 사후조치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답했다.

<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아시아나항공 사고 여객기 탑승객 중 한국 승객 11명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했다. 사고기 탑승객 가족들이 탑승객들을 기다리며 초조해하고 있다. © News1 손형주 기자

</figure>11명의 한국 승객을 기다리는 피해자 가족들도 역시 애타는 마음으로 출국 게이트 앞을 서성였다.

사고 비행기에 타고 있던 가족을 마중나온 한 여성은 "자녀를 기다리는 시간이 1분이 1년 같다"고 심경을 밝혔다.

올케 가족이 사고 비행기에 탑승해 있었다는 한 여성은 "가족이 비행기 중간에 탑승해 있어 그나마 (상태가) 괜찮은 것 같다"며 "피해보상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귀국한 11명의 피해자들 건강상태에 따라 이들을 귀가시키거나 병원에 입원조치할 예정이다.

<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아시아나항공 사고 여객기 탑승객 중 한국 승객 11명이 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했다. 출국장으로 나온 탑승객들이 항공사에서 준비한 택시에 탑승해 있다. © News1 박정호 기자

</figure>한편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피해자 6가족 9명은 이날 오후 5시 아시아나 정규편(OZ214편)을 타고 인천공항을 출발해 샌프란시스코로 향했다.

이들 중 이름을 밝히길 꺼려한 한 남성은 출국 전 "피해자 가족 모두 정신 없는 상태"라고 상황을 전했다.

아시아나 사고 여객기에 자녀가 탑승한 것으로 알려진 50대 중반의 이 남성은 자녀의 건강을 묻는 질문에 "잘 모르지만 경미하고 위급하지 않은 상태라고 들었다"며 "병원에 입원해 있다고 들었으나 정확하게 어느 병원인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

한국인 피해자 가족과 함께 중국인 피해자 가족 12명, 중국정부 관계자 6명 등 18명도 이날 상해에서 인천공항에 도착한 후 현지로 출발했다.

앞서 피해자 가족 중 한 명이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취재를 시도하는 취재진들과 이를 저지하는 공항 측 관계자들의 마찰로 한바탕 소동이 일기도 했다.

한편 윤영두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이날 서울 강서구 오쇠동 아시아나항공 본사에서 열린 사고 대책 브리핑에서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NTSB와 사고조사위원회에서 공동으로 조사를 하고 있다"며 "워싱턴에서 블랙박스에 대한 해석을 마쳐야만 사고원인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jung907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