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생산 않는데…아프리카 생선에서 미세 입자가 나와요"
"개도국, 선진국 플라스틱 오염 대가 치러…환경 불평등"
"나무·균사·해조류 등 대안과 생산감축 일정 구체화해야"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사모아 제도에는 플라스틱 생산 공장은커녕, 포장이나 성형 등 2차 가공 공장도 없습니다. 그러나 잡히는 생선을 보면 숟가락에 담을 수 있을 정도의 미세 플라스틱이 많습니다. 세계적 피해 문제에 앞서 국가의 피해를 막고 싶습니다."
(부산=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군소도서국가연합(AOSIS)을 대표해 부산을 찾은 소시케니 레가 SPREP(태평양권역 환경 프로그램 사무국) 홍보국장이 27일 억울함을 토로하듯 "플라스틱 생산량을 꼭 줄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25일 개회한 플라스틱 오염 국제협약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INC-5)엔 전 세계 177개국에서 3500명 이상의 정부 당국자와 환경 전문가가 참여했다. 더 이상 플라스틱 오염은 안된다는 우려 때문이다.
대부분 참가자는 국가적 이해득실과 별개로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해 '생산량 감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벨기에 대표단인 카티아 비덴코프 KU 루벤 대학 정치학과 교수는 "생산량을 빠르게 줄이고, 함께 대체 방안(Alternative solution)을 준비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플라스틱 물병을 쓰는 대신 나무로 만든 컵을 쓰거나, 버섯 균사체나 해조류로 필름 등을 대체하는 방안을 말한다.
비덴코프 교수는 루이스 바야스 발비디에소 의장(주영국 에콰도르대사)이 제안한 '비공식 문서' 논페이퍼(non-paper)가 25일 오후 채택돼 본격 협상이 시작된 걸 언급하며 "회의가 '출발점'을 찾은 만큼 낙관적 태도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환경학 박사로 아프리카 에티오피아에서 온 타데세 아메리카노라 사루 국제 오염물질 제거 네트워크(IPEN) 공동 의장은 한국 정부의 태도를 지적했다. 일부 노력에도 불구하고, 생산량 감축에는 여전히 소극적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사루 의장은 "아프리카 국가들은 이번 최종 회의를 통해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는 구체적 실행계획을 알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고 했다.
기후·환경 장관급 협의체'(HAC)가 26일 '플라스틱 오염을 2040년까지 종식하겠다는 공동의 목표를 명확히 할 것'을 촉구한 것처럼 플라스틱 생산량을 줄여나갈 시간표를 이번에 짜자는 것이다.
GAIA(소각 대안 국제연합)의 마누엘 로호 코디네이터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는 단순한 환경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정의의 문제'"라며 생산량 감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폐기물의 대부분이 소각되거나 매립되는데, 이는 주변 지역 주민들의 건강과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며 "특히 저소득 국가와 지역사회가 이 피해를 불균형적으로 겪고 있다"고 전했다.
로호 코디네이터는 이번 "INC-5 협상이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며 "생산량 감축과 대체 기술 개발이 균형을 이뤄야만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파키스탄 정부의 환경부 고위급인 하마드 샤미미 차관보는 "파키스탄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에서 1%도 안 되는 비중을 차지하지만, 기후 위기로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국가 중 하나"라며 "개도국의 플라스틱 피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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