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태풍 '에위니아·말릭시·개미'…평년보다 발생 '늦다'
해양 열용량 높고 서태평양 대류 줄어
재작년엔 4월 초에 태풍 발생…엘니뇨 약화도 영향
-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올해 태풍 발생이 예년에 비해 늦어지고 있다. 태풍은 내륙으로 불어닥칠 경우 많은 피해를 부를 수 있지만 전 지구적인 에너지 순환을 위해서는 필요한 자연현상이다.
26일 기상청과 환경부 등에 따르면 올해 태풍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게 발생할 확률이 각각 40%다.
이는 바다의 온도가 예년보다 높게 유지되고 있어서다. 바다가 너무 따뜻해지면 태풍이 생기기 어려워진다. 태풍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적절한 해수면 온도와 함께 대기 중의 대류 활동이 필요하지만, 해수면 온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이러한 대류 활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또 인도양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인해 해양대륙 부근에서 상승류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서태평양에서 대류 활동이 감소한 점도 영향을 끼쳤다.
인도양과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 변화는 태풍 발생을 억제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한다. 태풍은 적도의 에너지를 기반으로 발생하는데, 상승 기류 활동으로 동남아시아 인근의 대류 활동이 약화한 셈이다.
태풍의 발생 시기도 느려진 상태다. 올해는 5월 말에서야 첫 태풍인 '에위니아'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데, 지난해의 경우 아시아지역에 첫 태풍(상우)이 4월 하순 미크로네시아 연방 인근에서 발생했다. 태풍 상우는 마카오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산호'를 뜻한다.
2년 전엔 4월 8일(말라카스) 발생한 태풍이 일본 먼바다를 지나쳤다.
또 엘니뇨 현상이 약화하며 '중립' 상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태풍 발생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다.
한편 올해 태풍 이름은 에위니아와 말릭시, 개미, 프라피룬 순서로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태풍명에 고사리와 호두, 잠자리(북한)는 각각 메기와 노루, 날개를 대신해 새로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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