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짜리 에오디의 혼' 리니지 아이템 소송전…"회수 정당"(종합)

길드원과 협업해 취득 후 독차지하자 엔씨소프트 개입
유저 "약관 무효, 아이템 돌려달라" 소송했지만 1심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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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세현 기자 = 다른 길드(게임 내 공동체)원과 공동으로 노력해 얻은 시가 1억 원 상당의 아이템을 독차지했다가 게임 회사의 개입으로 이를 빼앗긴 이용자가 아이템을 돌려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2부(부장판사 이현석)는 29일 A 씨가 주식회사 엔씨소프트를 상대로 낸 약관 무효확인 등 청구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 씨는 지난해 4월 엔씨소프트의 모바일게임 '리니지M'에서 진행된 이벤트에 참여해 길드원들과 함께 특정 몬스터를 처치하고 '에오딘의 혼' 아이템을 획득했다. 이는 현금 1억 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의 경우 길드원들과 아이템 처분을 논의하지만, A 씨는 논의 없이 길드를 탈퇴한 것으로 전해진다.

길드원들의 신고를 받은 엔씨소프트가 A 씨의 계정을 정지하고 아이템을 회수해 길드에 건네자, A 씨는 이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엔씨소프트 측은 아이템 단체 사냥 시 사전 합의를 위반하고 부당한 이익을 취하면 안 된다는 내용과 회사가 제작한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은 회사소유라는 운영정책과 이용약관이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A 씨는 길드원끼리 구체적 협의가 없었고, 현금화하지 않았으므로 부당이익도 없었다고 맞섰다.

A 씨는 엔씨소프트의 약관은 무효이며, 엔씨소프트가 자신에게 '에오딘의 혼' 아이템을 돌려주고 길드원들에게 준 아이템을 회수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이 아이템을 제3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게임 내 거래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청구했다.

A 씨는 만약 아이템을 줄 수 없다면 7500만 원을 지급해달라는 예비적 청구도 냈다.

사건을 심리한 법원은 이날 A 씨의 청구를 각하·기각하고 엔씨소프트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길드 이용자들의 대화 등을 보면 이 사건 아이템을 나누기로 하는 사전 합의가 있었다고 보인다"며 "원고는 이를 잘 알면서도 그에 따르지 않고 아이템을 자신이 보유해 부당한 이익을 얻었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고의 아이템 거래가 제한된다는 사정만으로 아이템의 가치가 없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 "원고가 레이드 악용 조항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으므로, 이를 이유로 한 엔씨소프트의 제재조치는 위법하지 않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약관무효 확인 청구 부분에 대해서는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어서 확인의 이익이 없다"며 각하했다.

"7500만원을 달라"는 예비적 청구에 대해서도 "엔씨소프트의 제재조치가 위법하지 않고, 원상회복의무도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부분 역시 기각한다"고 밝혔다.

s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