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장 "10건 구속영장 발부받아 기소했다면 나라 안 돌아갈 것"(종합)

국감서 '기소 0건' 지적에 반박 "1년에 중요 사건 1~2건 하면 돼"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공수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자리에 '장차관 수십명 기소하면 나라 망한다'가 적힌 메모가 놓여 있다. 2023.10.1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이 "공수처가 일을 잘해 고위공직자를 상대로 10건의 구속영장을 발부받고 기소했다고 생각해 보라"며 "나라가 안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처장은 1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공수처 국정감사에서 "성과가 없다" "수사력이 부족하다"는 의원들이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김 처장은 "여러 법조 원로분들을 만나면 공수처가 자리 잡는데 10년이 걸린다고 한다"며 "어느 기관이 3년 만에 뚝딱 자리 잡고 성과를 내겠냐"고 반문했다.

이어 "공수처를 처음 만드신 분들도 공수처가 1년에 여러 사건을 하기 원하지 않으셨다"며 "공수처는 권한이 막강해 절제해서 행사해야 하고 1년에 1~2개 중요 사건을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공수처가 일을 잘해서 고위공직자를 상대로 10건을 기소하면 나라가 안 돌아 갈 것"이라며 "구속영장 발부가 0건이라 죄송하지만 10건이 되면 큰일 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덧붙였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공수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3.10.1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공수처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공수처는 올해 1470건의 사건을 처리했다. 다만 올해 공수처의 기소는 0건이었으며, 검찰에 기소를 요구한 사건도 2건에 불과했다.

공수처의 초라한 수사 성적에 국감장에선 '폐지론'까지 거론됐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대한민국 사법 체계에 공수처가 없어서 문제 될 게 있을까"라고 강하게 비판했고,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도 "1년 동안 공소제기 사건이 하나도 없는 것은 공수처의 존재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편파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공수처의 핵심은 공정성과 중립성"이라며 "지난 3년 동안 결과적으로 국민의힘만 패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처장은 "올해 공수처가 검찰에 2건의 공소제기를 요구했다"며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김석준 전 부산시교육감) 두 사건 모두 문재인 전 정부 인사"라고 반박했다. 또 "공수처는 목표를 설정하고 기소를 위해 달려가는 수사는 하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