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무너진 사법 신뢰·재판 권위 회복하겠다"(종합)
尹과 친분엔 "친한 친구의 친구…직접 관계 아냐"
다음주부터 인사청문회 본격 준비…민주당 "철저검증" 예고
- 이세현 기자, 이장호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이장호 기자 = 이균용 신임 대법원장 후보자는 23일 "최근 무너진 사법 신뢰와 재판의 권위를 회복해 자유와 권리에 봉사하고 국민의 기대와 요구에 부응할 수 있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바람직한 법원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9시27분쯤 김명수 대법원장 면담을 위해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자는 "아직 후보자에 불과하고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의 청문 과정과 인준 동의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에 더 이상 말씀드리는 것은 주제넘은 말이 되기 때문에 이 정도로 양해해 주길 바란다"며 면담장으로 이동했다.
그는 과거 기고 글을 통해 사법부의 신뢰 저하와 정치화에 대한 우려 의견을 표현한 것과 관련해 "글에서 나와 있다시피 그 이상 특별히 말씀드릴 게 없다"며 "재판의 공정과 중립성은 어느 나라의 사법제도건 기본이기 때문에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대전고등법원장을 지내던 지난해 12월 대전지방변호사회지에 기고한 '법관의 길을 묻는다'는 제목의 글에서 "적어도 자유의 수호에 있어서 극단주의는 결코 악이 아니며, 정의의 추구에 있어서 중용은 미덕이 아니라는 확고한 신념과 끊임없는 자기 확인을 통해 어제보다는 오늘, 오늘보다는 내일 더 나아지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 "모든 법관은 법의 지배에 따라야 하고 두려움이나 편견 없이 그것을 보호하고 실행해야 하며 법관으로서 독립성을 침해하는 어떤 정부나 정당에도 맞서야 한다"고 적었다.
윤석열 대통령과의 친분 덕분에 지명됐다는 지적에 대해서 그는 "저의 친한 친구의 친구다 보니까 (그런 비판이 나오는 것 같다)"라며 "당시에 서울대 법과대학 학생이 160명이고, 그중 고시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몇 안 되기 때문에 그냥 아는 정도지 직접적인 관계라 보기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면담을 마친 뒤 법원행정처 측과 인사청문회 준비팀 구성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청문회 준비팀은 과거와 같이 법원행정처 소속 부장판사 1명, 심의관급 판사 3명을 포함하는 규모로 꾸려질 가능성이 크다. 준비팀이 구성되기 전까지 이 후보자는 대법원으로 출근하게 된다. 대법원은 이 후보자가 20일 모친상을 당한 점을 고려해 다음주 중 인사명령을 낼 예정이다.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국회 본회의 임명동의안 표결을 거치게 된다.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그 중 과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전날 윤 대통령은 김명수 대법원장 후임에 이 부장판사를 지명했다. 이 후보자는 경남 함안 출신으로 부산 중앙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 1984년 제26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남부지방법원장, 대전고등법원장 등을 지냈다.
이 후보자의 지명 이후 국민의힘은 논평을 통해 "원칙과 정의, 상식에 기반한 사법부를 이끌어나갈 적임자"라며 "잃어버린 사법부의 신뢰를 되찾고, 사법부 비정상의 정상화를 실현해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이념 문제를 지적하던 윤석열 대통령이 보수 성향이 강한 인물을 지명한 것은 아쉽다"며 "이 후보자가 과연 사법의 공정성을 바로 세울 적임자인지, 대통령실이 주장한대로 장애인·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신장하는데 앞장서 왔는지, 다른 후보자들보다 더 적합한 인물인지,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친분이 영향을 미친 건 아닌지 국민의 눈높이로 철저하게 검증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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