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자료 무단조회 최소화해야" 인권위 권고…검찰·공수처 불수용(종합)

(서울=뉴스1) 김근욱 김예원 기자 = 수사 과정에서 통신자료 조회가 무분별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검찰과 공수처에 제도 개선을 권고했으나 두 기관이 수용하지 않았다고 인권위가 13일 밝혔다.

그러나 공수처는 "인권위 권고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면서 "사전·사후 심의와 내외부 통제 제도를 마련해 통신자료를 조회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인권위 침해구제제1위원회는 앞서 "수사기관의 무분별한 통신 조회로 국민의 정보자기결정권 및 통신비밀 보장이 침해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인권위 조사 결과 검찰 등 수사기관이 2021년 2월 전후 통지 및 영장 없이 통신자료를 조회했고 같은 해 6~8월에도 언론사 기자와 가족, 민간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통신조회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지난 1월 통신자료 요청 시 법원 허가를 받고 이용자 통지 의무를 부과하도록 법을 개정하라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권고했다.

그러면서 검찰과 공수처, 경찰에 법 개정 전이라도 통신자료 제공 요청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매뉴얼 및 지침을 개정하라고 요청했다.

인권위의 권고에 과기정통부는 이용자 통지 의무 관련 입법 논의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 또한 법 개정 전이라도 수사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만 통신자료를 요청하겠다고 회신했다.

그러나 검찰과 공수처는 "해당 법률이 개정돼야 매뉴얼과 지침을 제·개정을 하겠다"고 응답했다.

이에 인권위 침해구제제1위원회는 과기부 장관과 경찰청장이 권고를 일부 수용한 반면 검찰청장과 공수처장은 '불수용'한 것으로 결론냈다.

이날 인권위의 발표에 공수처는 "인권위의 권고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4월부터 △인권수사정책관이 통신자료조회심사관을 맡아 사전·사후 통제를 하고 △통신자료 조회 기준을 상향 조정했으며 △통신자료 조회 점검 지침을 제정했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는 "이같은 노력 이후 통신자료 조회가 현저하게 감소했다"며 "인권위 권고를 수용하고 개선책을 마련해 시행하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ukge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