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에 얼어붙은 매수 심리, '탄핵 정국' 악화일로

서울 매매수급지수 7주 연속 내림세…"앞으로 더 위축"
"박근혜 때보다 불확실성 더 커…부동산 시장도 충격파"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 촉구 집회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정권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2024.12.6/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정부의 대출 규제로 얼어붙은 아파트 매수 심리가 '탄핵 정국'에 더 위축될 전망이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월 셋째 주(101.6→101.0)를 시작으로 12월 첫째 주 99.2까지 7주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매매수급지수는 아파트 매매시장의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기준선(100)보다 수치가 높을수록 시장에 집을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의미다. 100보다 낮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특히 12월 들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가 속한 동남권도 반년 만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매수 심리가 위축된 것은 정부의 전방위적인 대출 규제 여파다. 여기에 지난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이후 '탄핵 정국'으로 휘몰아치며 매수 심리가 더 크게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7월 9000건 이상 쏟아지다 9~10월에는 3000건대로 줄었고, 11월 거래량은 전날 기준 2501건이다. 정치적 리스크가 대두된 12월 거래량은 2000건을 밑돌 가능성도 점쳐진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거래량이 절반 수준으로 단기간 줄어든 바 있다.

2016년 10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 2146건에서 11월 5748건, 12월 4225건, 이듬해 1월 3733건으로 줄어들다 2월 5737건으로 반등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주임 교수는 "정치적 리스크가 매수 심리 위축의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2016년 당시에는 '탄핵 정국'이 단기간에 끝났으나 현재는 불확실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2016년보다 심리적으로 더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이달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도 5.2%p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주산연은 "지속되는 대출 규제 및 트럼프발 경기 불안 심리에 이어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로 인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가 예상되며, 주택사업자들의 시장 회복에 대한 관망세가 짙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은 금융 자산과 달리 안정적으로 평가받지만, 정치적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충격파가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

고 교수는 "환율이 급등하고, 국가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해외 조달 금리가 오르는 등 정치 리스크가 경제적 부담을 가중해 부동산 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정치적 불확실성을 최대한 빨리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junoo568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