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TBM 스탠바이”…막혔던 현대건설 하노이 메트로 현장 뚫린다

토지 확보 지연 등으로 공기 당초보다 72개월 늘어나
“지역서 TBM 최초 사용, 수일 내 발진”…2027년 말 개통 목표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 3호선 9번 역사 공사 현장 지하에 설치된 터널보링머신(TBM)이 작동하고 있다. /베트남 공동 취재단 제공

(하노이=뉴스1) 신현우 기자 =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 3호선 지하 터널 구간 공사가 재개된다. 현대건설이 수일 내 터널보링머신(TBM) 시공에 착수해서다. 지난 2021년 공사 중단 이후 3년 만이다.

현대건설은 하노이 메트로 3호선 전체 12.5km 중 지하 구간인 4km를 공사한다. 지하 역사 4곳(9~12번 역사)도 포함된다. 현재 지상 구간은 완공된 상태다.

베트남 롯데 센터 하노이 인근에 위치한 하노이 메트로 3호선 9번 역사 공사 현장. /베트남 공동 취재단 제공

지난 17일 찾은 하노이 메트로 3호선 9번 역사 예정지. 롯데 센터 하노이 인근에 있는 이곳은 차량 흐름이 많은 교차로에 자리 잡고 있었다. 지하 구간 시작점인 만큼 메트로 터널이 뚫릴 바닥층에 발진을 앞둔 TBM 2기(외경 6.3m·내경 5.7m)가 자리했다.

TBM 후드부에는 보는 이를 압도할 규모의 커터 헤더가 달려 있었다. 이어 열차처럼 거더부와 테일부 등이 이어졌다.

현대건설은 TBM을 이용해 9번 역사에서 10번 역사까지 1.4km 구간을 뚫는 데 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 10번 역사에서 11번 역사까지 0.7km 구간을 뚫는 데 4개월이, 11번 역사에서 12번 역사까지 0.5km 구간을 뚫는 데 4개월이 각각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터널 심도가 깊지 않고, 기존 건물들의 파일을 피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해 발파 대신 TBM을 사용한다”며 “현지 최초로 TBM을 사용한 터널 공사인데, 수일 내 TBM을 발진해 하루 10m씩 전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 3호선 9번 역사 공사 현장 지하에 설치된 터널보링머신(TBM)이 설치돼 있다. /베트남 공동 취재단 제공

발주처는 하노이 도시철도 관리위원회(MRB)이며 공사 계약금은 2억9645만 달러(4125억원)다. 지분율은 현대건설 70%·겔라(Ghella) 30%이다. 계약은 지난 2015년 10월에 했으나 실제 착공은 2017년 2월 진행됐다.

공사 기간은 당초 2017년 2월부터 2021년 3월이었으나 토지 확보 지연 등으로 2027년 3월까지로 변경됐다. 당초보다 공사 기간이 72개월(49개월→121개월) 늘어난 것이다. 개통은 2027년 말 목표다.

현대건설은 발주처로부터 공기 연장에 따른 추가 비용을 받았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선수금을 추가로 요구했고 공기 연장 승인 등을 받았다”며 “특히 베트남 최초로 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한 클레임 절차로, 공기 연장에 따라 늘어난 간접사업비 4400만 달러(612억원)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공기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원자잿값 등이 상승했는데, 직접사업비에 대한 보상도 추가로 요구할 계획”이라며 “기존 보상 체계로는 어려움이 있어 물가지수 조정 등을 통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hwsh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