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조태열 장관 "尹에게 비상계엄 조치 쪽지 받았다"

(서울=뉴스1) 김지현 신은빈 임윤지 기자 =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윤석열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상황에서 재정 자금 유동성 확보를 잘하라'는 종이를 건네받았다고 밝혔다. 조태열 외교부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전 윤 대통령에게 '계엄 선포 이후 외교부장관으로서 취해야 할 조치 사항'과 관련한 종이를 건네받았다고 밝혔다.

최 경제부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긴급현안질문을 통해 "대통령이 계엄을 발표하고 돌아갈 때 갑자기 저한테 참고하라고 접은 종이 하나를 줬다"며 "당시에는 경황이 없어서 주머니에 넣고 시장 상황을 챙겨야 해서 간부 회의하러 가는 길에 (기재부) 차관보에게 갖고 있으라고 줬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간부회의가 끝날 때쯤 차관보가 '아까 저한테 주신 문건이 있다'고 말해줘서 그때 확인을 했다"며 "거기에 '비상계엄 상황에서 재정 자금 유동성 확보를 잘하라'는 내용이 적혀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고 밝혔다. '해당 쪽지를 폐기했나'라는 질문에는 그는 "폐기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한 당일 최 부총리 외 조태열 외교부장관에게도 비상계엄과 관련해 외교부가 취해야 할 조치 사항이 담긴 쪽지를 건넸다.

조 장관은 "(오후) 9시쯤 집무실로 들어가 보니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겠다고 말하면서 종이 한 장을 줬다"며 "안에는 외교부 장관이 조치해야 할 간략한 몇 가지 지시 사항이 들어있었다"고 밝혔다.

'종이 속 내용'에 대해서는 "(당시 상황이) 워낙 충격적이어서 '재외공관'이라는 단어만 기억난다"며 "(종이를) 들고 나오지도 않았고 놓고 나와서 (현재) 갖고 있지도 않다. 특별한 내용은 없었고 아주 일반적인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다만 조 장관은 당시 윤 대통령에게 쪽지를 받은 장소인 집무실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함께 자리했다고 밝혔다.

다만 최 부총리와 조 장관 모두 윤 대통령에게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해 '반대의 뜻'을 표했다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저는 계엄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에게)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조 장관도 "(윤 대통령에게) 외교적 파장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지난 70여 년간 쌓아 올린 모든 성취를 한꺼번에 무너뜨릴 수도 있을 만큼 심각한 사안이니 재고해 달라고 말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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