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열흘만에 국내 업무 복귀…거부권·전산망·개각 현안 산적
영·프 순방 마치고 26일 귀국…28일 노봉법·방송3법 거부권 가능성
전산망 오류·북한 위성 발사 관련 메시지 낼 듯…대규모 개각 '주목'
- 최동현 기자, 정지형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영국·프랑스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다. 윤 대통령은 '다우닝가(街) 합의'로 한영 관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지만 국내에선 야당 단독으로 처리된 '노란봉투법'과 '방송3법', 전국 행정전산망 '먹통 사태'에 대한 후속 조치 등 무거운 현안을 마주할 전망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5박7일 간의 영국·프랑스 순방을 마치고 귀국해 밀린 국내 현안을 보고받을 예정이다. 앞선 2박4일 간의 미국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순방을 합하면 약 열흘 만에 국내 업무에 복귀하게 된다.
윤 대통령은 오는 28일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순방 성과를 국민 앞에 직접 보고할 예정인데, 당일 회의에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과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거부권)이 상정될 가능성이 높다.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취임 후 세 번째가 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은 정치적 부담이 크지만, 대통령실 내부에선 거부권 행사가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강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정치적 유불리보다 헌법적 가치 수호를 우선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고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제3차 군사정찰위성 발사와 관련한 안보 메시지도 발신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21일 밤 정찰위성을 발사해 우주 궤도 진입에 성공했는데, 대통령실은 북한이 러시아의 조력을 받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을 향상시켰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기술 고도화에 대응한 한미일 공조와 안보태세를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는 22일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9·19 군사합의 효력 일부 정지 안건을 의결했으며, 윤 대통령은 영국 현지에서 전자결재로 이를 재가한 바 있다.
행정전산망 먹통사태의 후속조처도 당면 과제다. 앞서 지난 17일 공무원 전용 행정전산망인 '새올'에 오류가 발생하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 민원 서비스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민원 서비스는 24시간 만에 재개됐지만, 일주일 내내 크고 작은 전산망 장애가 반복된 데다 원인 규명까지 더뎠다는 지적이 많다.
윤 대통령은 미국 순방 중이던 지난 17일(현지시간) 새벽 사이버안보비서관을 팀장으로 하는 정부합동 태스크포스(TF)를 즉각 가동할 것을 지시하고 19일 귀국해서도 이 문제를 챙긴 바 있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핵심 국정과제로 삼고 있는 만큼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을 주문하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인사 개편과 개각도 관심사다. 윤 대통령은 이르면 이달 말부터 대통령실 수석급 참모진을 순차 교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회 예산안 심사가 끝나는 12월 초순부터는 총선 출마자를 비롯해 19개 부처 장관 중 10명 안팎을 교체하는 개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임에는 심교언 국토연구원장이, 박진 외교부 장관 후임으로 이정민 전 외교부 국제안보대사와 이신화 외교부 북한인권국제협력 대사가 후보군에 올라 인사 검증을 받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임에는 최상목 현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유력 검토 중이다.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후임에는 구홍모 전 육군 참모차장, 윤봉길 의사 손녀인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 등이 거론된다. 이 밖에도 초선 비례대표 국회의원 출신인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비롯해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등도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새 정무수석에는 한오섭 현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장이, 홍보수석에는 이도운 현 대변인, 시민사회수석은 황상무 전 KBS 뉴스9 앵커, 경제수석에는 박춘섭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유력 검토된다. 총선 출마 가능성이 있는 안상훈 사회수석 후임에는 장상윤 교육부 차관과 이기일 보건복지부 1차관이 거론된다.
신설을 검토 중인 과학기술수석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민간협의체인 메타버스 얼라이언스 초대 의장을 맡고 있는 유지상 전 광운대 총장과 강도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이 후보군에 올라 있다. 과학기술수석실 산하에 3~4개 비서관을 두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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