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원 특검법, 법사위 소위 통과…"통화기록 8월 말소돼"(종합)

(서울=뉴스1) 임세원 구교운 기자 = 해병대원 특검법이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개최된 국회 상임위원회 소위원회 문턱을 넘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20일 오후 10시 30분부터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2차 회의를 열어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해병대원 특검법)을 단독으로 의결했다.

법사위 1 소위원장을 맡은 김승원 민주당 의원은 회의가 끝난 뒤인 오후 1시 25분쯤 기자들을 만나 "소위 위원님들의 의견을 담아 (특검법을) 가결했다"며 "이 역사적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을 정도로 완성된 법안을 만들었다고 국민 여러분께 보고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특검법이 신속한 처리와 증거 산일(散逸)을 막기 위해 원안을 중심으로 하면서 꼭 필요한 부분을 담았다"면서 "(특검) 수사 준비 기간 20일에도 증거 멸실을 막기 위해 꼭 필요한 경우 수사할 수 있게 규정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현행 특검법에는 수사 준비 기간인 20일간 수사에 착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규정이 없었는데, 향후 특검 진행 시 이 부분에 대한 이견을 예상해 미리 근거 규정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해병대원 수사 외압 관련 관계자들의 통화 기록이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 말소될 예정인 만큼, 특검법 통과 이후 즉시 수사에 착수해 주요 증거를 확보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등 이 의혹에 연루된 현직 고위공직자들이 수사 중에 직무를 회피할 수 있는 이해충돌 방지 규정도 추가됐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 이하 고위공직자들이 특검이 진행될 때 자신에 대한 수사에 관여하거나 개입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원칙적으로 70일로 규정돼 있는 특검 기간을 필요시 30일 연장할 수 있는 조항을 검토했다. 이번 의혹의 정점으로 대통령이 꼽히는 만큼 통상적인 특검보다 긴 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날 회의는 김승원 위원장과 서영교·전현희·박균택·이성윤 의원 등 민주당 의원만 참여한 채 이뤄졌다. 함께 1소위에 배정된 김도읍·유상범·장동혁 국민의힘 의원과 심우정 법무부 차관은 불참했다.

앞서 해병대원 특검법은 지난 21대 국회 당시 야당 의원 181명의 동의를 얻어 지난해 10월6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 본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통과됐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특검의 공정성·중립성 확보가 어렵다는 점 등을 들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했다. 그러면서 이 법률안이 민주당에만 특검 후보자 추천권을 부여하고 있다는 점, 야당 단독으로 처리돼 민주주의 원칙을 어겼다는 점, 이미 경찰·공수처 수사 진행 중인 사안이라는 점을 거부 사유로 언급했다.

법사위는 21일 해병대원 특검법안 관련 입법 청문회를 개최한 뒤 전체 회의에 회부한다.

한편 내일 입법청문회 증인으로 채택된 증인 12명과 참고인 3명 중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은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김계환 사령관뿐이다. 각각 해외 출장과 북한 관련 안보 상황을 이유로 들었다.

김 의원은 "김 사령관은 화상을 통해 심문에 임하겠다고 사유서에 기재해서 이 방법이 가능한지 검토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측의 21일 입법 청문회 출석 가능성에 대해 서영교 의원은 "국민의힘이 빨리 상임위에 출석하길 바란다"면서도 "들어오지 않으면 들어오지 않는 대로 진행한다"고 답했다.

sa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