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日군마현 '조선인 추도비' 철거에…"日과 소통 예정"

시민단체-군마현 의견 차이 있지만…대체 부지 이전 거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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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외교부는 일본 군마현 당국이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동원 추도비 철거에 들어간 데 대해 "앞으로도 일본 측과 필요한 소통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일본 언론에서도 역사 왜곡을 돕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는 지적에 "양국 우호 관계를 저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해결될 수 있도록 기대하고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추도비는 2004년 한 시민단체가 군마현 다카사키시 소재 현립 공원인 '군마의 숲'에 세웠다. 일제강점기 일본의 조선인 강제동원 사실을 후대에 알리고 반성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다만 설치 당시 '정치적인 행사를 실시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붙었다.

추도비 앞에는 '기억 반성 그리고 우호'라는 문구가 한국어·영어·일본어로 적혀있고, 뒷면엔 '조선인에게 큰 손해와 고통을 준 역사의 사실을 깊이 반성, 다시는 잘못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표명한다'는 글이 새겨져 있다.

시민단체는 추도비 앞에서 매년 추도제를 열어왔다. 하지만 지난 2012년 행사 참가자가 "일본 정부는 강제연행의 진상규명을 성실히 하지 않고 있다" 등의 발언을 내놓자 이를 극우단체들이 문제 삼으면서 철거를 요구해 왔다.

군마현 당국은 지난 2014년 설치 허가 갱신을 거부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사실상 극우단체의 요구를 수용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민단체는 군마현 당국의 결정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2022년 일본 최고재판소는 결국 지자체의 손을 들어줬다.

군마현은 최근 추도비 철거 일정을 시민단체에 통보한 뒤 최근 철거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 현재 시민단체와 군마현 사이 의견 차이가 있지만 지자체 쪽에선 적절한 대체 부지를 제공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도 추도비를 적절한 부지로 이전하는 것이 우선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