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들의 고귀한 희생·헌신, 끝까지 책임지고 기억"

'제2연평해전' 이희완 보훈차관, 전우들 잠든 현충원서 '눈물'
"국가유공자·유족 눈높이에 맞게… 보훈문화 확산" 업무 개시

이희완 국가보훈부 차관. .2023.12.11/뉴스1 ⓒ News1 김기남 기자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대한민국 영웅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을 국가보훈부가 끝까지 책임지고 기억하겠습니다. 2023년 12월11일 제2대 국가보훈부 차관 이희완"

'제2연평해전' 승전 주역인 이희완 전 해군 대령이 11일 보훈부 차관으로서의 업무를 시작했다.

이희완 신임 보훈부 차관은 이날 취임사에서 "내게 보훈부 차관이란 중책이 맡겨진 건 내가 가진 '국가수호' 현장의 경험을 살려 국가유공자와 국민을 위해 봉사하란 특별한 소명이라고 생각한다"며 "나라를 위해 헌신한 분들에게 예우를 다하고 국가보훈의 위상을 드높이는 데 모든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해군사관학교 54기 출신의 이 차관은 고속정 '참수리-357'정(150톤급) 부장(부정장)으로 근무하던 지난 2002년 6월29일 서해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발발한 '제2연평해전'에 참전해 북한군과 맞서 싸웠다.

'제2연평해전'은 당시 북방한계선(NLL)을 지나 남하해온 북한군 경비정이 차단기동에 나선 참수리-357정을 향해 선제 포격을 가하면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참수리-357정의 정장 고(故) 윤영하 소령(당시 대위)이 전사하자 이 차관(당시 중위)이 지휘권을 넘겨받아 다른 승조원들과 북한군 경비정을 격퇴했고, 그 공적으로 3등급 무공훈장인 '충무무공훈장'을 수훈했다.

그러나 이 차관은 교전 중 입은 부상으로 오른쪽 다리를 절단해야 했다. 또 윤 소령을 비롯해 당시 이 차관과 함께 싸웠던 참수리-357정 승조원 6명은 현재 대전현충원 내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에 잠들어 있다.

이와 관련 이 차관은 이날 취임식 참석에 앞서 대전현충원 내 전우들의 묘역을 참배하면서는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이희완 신임 국가보훈부 차관(오른쪽)이 11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 내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을 참배한 뒤 눈물을 닦고 있다. 2023.12.11/뉴스1 ⓒ News1 김기태 기자

이 차관은 현충원 내 현충탑을 헌화·참배한 뒤 제2연평해전 전사자 묘역뿐만 아니라, 연평도 포격전(2010년 11월) 전사자 묘역, 그리고 2010년 3월 북한군의 어뢰 공격으로 침몰한 해군 초계함 '천안함'에 탔던 '천안함 46용사' 묘역과 당시 천안함 피격 실종자 수색 중 순직한 고(故) 한주호 준위 묘역도 잇달아 찾았다.

이 차관은 제2연평해전 당시 부상으로 전역할 수도 있었지만 본인의 의지로 군에 남아 해사 및 합동군사대학 교관 등으로 근무하며 후진 양성 등에 힘써왔다.

또 그는 작년 말 출범한 보훈부의 전몰·순직 군경 미성년 자녀 대상 맞춤형 종합 지원체계 '히어로즈 패밀리' 후원·지도단과 보훈부 정책자문위원으로도 활동했다.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은 이달 6일 현역 군인이던 이 차관을 신임 보훈부 차관에 발탁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 차관 인선에 대해 "'영웅이 대우받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차관은 윤 대통령의 올 4월 미국 국빈 방문에도 동행했다.

보훈부 관계자들은 이 차관이 보훈부의 주요 정책 대상인 '상이군인'이란 점에서 국가유공자 후손이자 '인사관리·경영 전문가'인 강정애 보훈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앞으로 보훈부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이 차관은 이날 취임사에서도 "난 적에 맞서 대한민국을 지켜낸 국가수호의 현장을 몸소 경험했고, 그 과정에서 희생된 동료와 그 유족들의 아픔을 함께 나눴다"며 "그렇기에 난 국가유공자의 숭고한 희생을 최고로 예우함으로써 이들의 헌신이 국민에게 최고 가치로 존중받고 이들의 애국충정이 굳건한 국가정체성으로 자리잡아 미래세대에 계승되도록 하는 보훈의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 깊이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차관은 앞으로 △국가유공자·유족 눈높이에 맞는 보훈정책을 개발·실시하고 △청년·학생 등 미래세대를 대상으로 보훈문화 확산과 △제복근무자를 존경·예우하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거듭 밝혔다.

pej8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