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대만해협·남중국해 관심 표명은 당연한 일"

"지역 및 글로벌 평화·안정에 큰 영향 미치는 사안"
尹 외신 인터뷰 관련 中 '내정 간섭' 주장에 반박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외신 인터뷰 중 대만 관련 언급을 두고 중국 당국이 '내정 간섭'을 주장한 데 대해 우리 외교부가 반박하고 나섰다.

외교부 당국자는 21일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만해협의 평화·안정, 국제법·규칙에 기반을 둔 남중국해의 해양질서 유지는 우린 물론 지역과 글로벌 평화·번영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우리가 이에 대해 관심을 표명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 내용은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자유·평화·번영을 위한 규범 기반 국제질서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라며 "우리 정부는 누차 밝혀온 대로 중국과 상호존중, 호혜, 공동이익에 기반을 두고 양자관계 발전뿐만 아니라, 동아시아와 국제사회의 자유·평화·번영을 위해 함께 노력해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보도된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는 대만해협의 평화·안정, 그리고 남중국해를 포함한 역내의 규칙 기반 해양질서 확립의 중요성을 강조해오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평화를 구축하고 지속 가능한 번영을 이루려면 무엇보다 규범에 기반을 둔 국제질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이 같은 인터뷰 내용이 보도되자 중국 당국은 "대만 문제는 순전히 중국 내정이고 어떠한 외부 세력도 간섭할 수 없다. 한국은 남중국해 문제의 당사자가 아니니 관여할 필요가 없다"(마오닝(毛寧) 외교부 대변인)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중국 당국은 이른바 '하나의 중국'(一個中國) 원칙(중국 대륙과 홍콩·마카오·대만은 나뉠 수 없는 하나이며, 중국의 합법 정부 또한 오직 '중화인민공화국' 하나라는 대외 기조)에 따라 다른 나라가 대만 관련 문제를 언급하는 것 자체를 내정 간섭으로 간주하고 있다.

이와 관련 중국 측은 윤 대통령이 올 4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갈등 및 대만해협 일대의 긴장 고조 상황에 대해 "결국 이런 긴장은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우린 국제사회와 함께 이런 변경을 전적으로 반대한다"고 밝혔을 때도 "대만 문제 해결은 중국의 몫이다. 타인의 말참견은 허용하지 않는다"(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며 강력 반발했다.

당시 우리 정부는 중국 측 반응이 '외교 결례'에 해당한다고 판단, 싱하이밍(邢海明) 주한중국대사를 초치해 항의하기도 했다.

다만 우리 정부는 윤 대통령의 4월 로이터통신 인터뷰 때와 비교했을 때 이번 텔레그래프 인터뷰 내용과 관련한 중국 측 반응이 나름 '수위 조절'을 한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ntiger@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