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최고위원 전원 사의…권성동 비대위 전환 수순

한동훈 "대표직 수행하겠다" 버티기…'지도부 총사퇴 결의' 등 압박
권성동 사실상 재신임…비대위원장 임명하며 범보수결집 시도할 듯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14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도중 나와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12.14/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한동훈 체제'가 무너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 이후 선출직 최고위원 5인 모두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수순으로 접어든 모습이다. 의원들도 '지도부 총사퇴'를 결의하며 한 대표를 압박했다.

한 대표는 대표직을 수행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대표직을 유지하더라도 정상적인 수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에 당권은 친윤(친윤석열)계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이란 정치적 위기가 친윤계에게 오히려 당권을 잡는 기회로 작용한 모습이다.

장동혁·김민전·인요한·진종오·김재원 등 당 선출직 최고위원 5인은 14일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선출직 최고위원이 4명 이상 사퇴하면 최고위원회의는 해산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된다.

'한동훈 체제'가 출범 약 5개월 만에 문을 닫게 된 것이다. 이날 의원들은 의원총회를 열고 "지도부 총사퇴"를 결의하며 한 대표를 압박했다.

한 대표 체제가 붕괴되면 친윤계가 당 수습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 서열 2위인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을 겸임하면서 비대위원장을 임명하기 때문이다. 앞서 김기현 전 대표 사퇴 당시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선임한 바 있다.

다만, 한 대표가 사퇴요구를 일축하면서 권한대행 체제'를 놓고 충돌도 예상된다. 당헌상 당대표 권한대행은 당대표 '사퇴 또는 궐위' 시 둘 수 있다. 친한계는 한 대표가 사퇴하지 않아 비대위 구성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서고 있다.

친윤계는 한 대표 사퇴가 당연한 수순이라는 입장이다. 김대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에 대해 "의원총회에서 총사퇴를 결의했다. 한 대표가 거기에 대한 답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가 자리를 유지한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식물 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될 권성동 원내대표에 대한 재신임 여론도 높다. 여권 핵심관계자는 "오늘 권 원내대표에 대한 재신임은 사실상 결정됐다"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친윤 핵심 인사로, 대표 권한대행을 겸임하게 된다면 비대위원장 임명 등을 통해 친윤계가 다시 당권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친윤계는 범보수 결집이 가능한 비대위원장 인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보수진영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등으로 분열되면서 탄핵 후 대선에서 패배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당내 중진의원들은 보수결집을 강조하는 메시지는 연일 내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가 한 대표 끌어 안을지도 주목된다. 이번 탄핵안 가결로 당내 반발에 직면했지만, 최근까지 여권 내 잠룡으로 평가된 만큼 대선 과정에서 한 대표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pkb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