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가결] 헌정사 3번째…여 '침묵' 야 '환호' 윤 '직무정지'(종합2보)

재석 300명 중 찬성 204표 가결…본회의장 긴장감 가득
국힘, 대책 논의 돌입…이재명 "신뢰 주는 국회 중요해"

14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기뻐하고 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선 재적의원 300명 전원이 투표에 참석, 이 중 204명 의원의 찬성으로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반대는 85명, 기권은 3표, 무효는 8표였다. 2024.12.14/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송상현 박소은 임윤지 기자 =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1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1일 만이다. 현직 대통령 탄핵안 가결은 노무현(2004년)·박근혜(2016년)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다.

탄핵안 가결로 윤 대통령은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이 나올 때까지 직무가 정지되고, 한덕수 국무총리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가 시작된다.

국회는 이날 오후 4시 본회의를 열고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을 표결, 재적의원 300명 전원이 참여한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했다. 범야권 192표를 제외하면 국민의힘에서도 최소 12명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표결에 앞서 여야는 각각 의원총회를 열고 막판 표심을 모았다. 탄핵안을 발의한 야당은 여론전과 함께 여당의 투표 참여 및 찬성을 독려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불참했던 1차 표결과 달리 이번에는 투표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도 '부결' 당론을 다시 한번 확정하며 표단속에 나섰다.

표결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오후 4시 본회의 개의와 함께 우원식 국회의장은 탄핵안을 상정하고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제안설명을 했다. 이후 표결이 진행, 오후 4시45분쯤 투표가 마무리됐다. 15분가량 진행된 개표를 거친 결과 탄핵안은 가결됐다. 본회의 상정부터 탄핵안 가결까지 약 1시간 걸린 셈이다.

본회의장은 내내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여야 원내대표인 권성동·박찬대 의원,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 등은 두 손을 꼭 쥔 채 기도하며 개표를 진행 중인 감표위원의 등을 바라봤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본회의에 들어선 순간부터 떠나는 순간까지 시종일관 무표정한 표정으로 의연한 태도를 유지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감표위원을 맡았던 박민규 민주당 의원이 개표 진행 중 하늘을 바라보며 탄식하자,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혹시 탄핵소추안이 부결된 것 아닌지 동요하며 술렁임이 나오기도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 탄핵 범국민 촛불대회 무대에 올라 시민들을 바라보고 있다. 2024.12.14/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가결 이후 여야 모습은 엇갈렸다. 야당은 탄핵안 가결을 환영하면서도 침착한 모습을 보였다. 이재명 대표는 "책임감 있게 신뢰 주는 당과 국회 모습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국회 앞에서 열린 범국민 촛불대회 현장에 찾아가 "국민이 주인"이라고도 했다.

여당은 침울한 표정 속 의원총회를 열고 향후 대책 논의에 들어갔다. 한동훈 대표도 탄핵안 가결 이후 약 1시간이 지나는 동안 별도의 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기자들의 질문에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당 소속 광역자치단체장, 중진 의원들은 탄핵안 가결에 대한 아쉬움을 페이스북 등을 통해 알렸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탄핵에 찬성한 소속 의원들의 탈당을 촉구하기도 했다.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국회법 제134조에 따라 우원식 국회의장은 탄핵소추의결서 정본을 소추위원인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정청래 의원에게, 등본을 헌법재판소와 피소추자 윤 대통령, 대통령실에 송달해야 한다.

의결서가 대통령실에 전달되는 즉시 직무가 정지되고 한 총리가 권한대행을 맡는다. 윤 대통령은 헌재의 탄핵심판 절차가 끝날 때까지 직위만 유지한 채 직무상 권한은 정지된다.

헌재는 180일 이내인 내년 6월 초순까지 윤 대통령 파면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훈시 규정이라 반드시 기한 내 선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안 가결부터 헌재 선고까지 각각 64일, 92일 소요됐다.

헌재가 윤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면 윤 대통령은 즉시 파면되고 60일 이내 후임 대통령 선출을 위한 선거를 치러야 한다. 부결되면 탄핵안은 폐기된다.

권성동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뒤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안은 재적의원 300명이 모두 투표에 참여해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2024.12.14/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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